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주요 장면 공개
12월5~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서 공연
18일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연극 '몬스터 콜스' 라운드인터뷰에서 민새롬 연출가는 "관객들이 한 인물에게 벌어지는 상황을 통해 우리 삶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결처럼 내 삶에도 먹먹하고 이해 불가능한 상황이 있다는 걸 다양한 질감을 가진 배우의 목소리와 몸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인공 '코너'와 주변 등장인물을 1인1역으로 캐스팅 하지 않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배우 7명이 서로 번갈아 배역과 서술자를 오가며 내레이션과 몸짓을 중심으로 극이 진행된다.
민새롬 연출은 이러한 시도에 대해 "한 인물을 연기할 때 배우 한 명으로 인물을 표현하는 사실적 방식이 어떨 땐 유효할 때가 있다"면서도 "한 배우가 한 인물 연기하기에 작품 주제나 내용, 형식이 불충분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물 내면이 갖는 성질이 너무 다층적이고 복합적이어서 다양한 성질로 관객이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시도했다"며 "독창적 시도라기보단 여러 배우의 개성이나 경험을 경유해서 관객이 한 인물 이해하는 형식이나 관습이 존재해 차용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연극 '몬스터 콜스'는 동명의 영국 청소년 소설을 원작으로 각색됐다. 투병 중인 엄마와 부재 중인 아빠, 학교에서도 소외당하며 의지할 데 없는 10대 소년 코너의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이야기가 담겼다. 집과 학교에서 고통받던 코너에게 매일 밤 12시7분, 몬스터가 찾아와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과정에서 마음속 상처와 새로운 진실을 마주하는 작품이다.
이 공연은 활자와 몸짓으로 나눠 각색됐다. 활자는 박지선 극작가가, 몸짓은 황혜란 디바이징 디렉터가 맡았다.
민새롬은 디바이징 디렉터에 대해 "단순히 연기와 움직임을 코치하는 게 아닌 몸에서 비롯된 영감과 인식을 심어주는 역할"이라고 했다.
그는 "박지선 극작가는 줄거리를 해석해 각색했다면 황혜란 디렉터는 표현하는 배우들이 어떻게 창작해 내는지를 각색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극이) 활자와 몸으로 이뤄지는 개념"이라며 "소설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배우들의 고유성이 장면 각색에 적극적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체 장애를 가진 배우 김원영은 "진실을 마주하는 두려움, 공포 등의 문제의식을 보편적이면서도 매우 노골적이고 파괴적으로 그린 극"이라며 "다양한 신체, 경험, 조건, 정체성을 가진 배우들이 보편적인 문제 다루면서도 결코 단지 따듯하거나 선한 방식만이 아닌 여러 인간의 층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우리가 모일 수 있어 흥미롭다"고 전했다.
배우 황은후는 "다양한 배우가 모이고 얽혀서 하나의 인물을 형상화하는 경험할 수 있었다"며 "여러 장면을 여러 배우가 나눠 인물을 연기하다 보니 '코너라는 인간의 고통을 분담하는 방식일 수 있겠다'라고 몸으로 체감되는 거 같다"고 했다.
배우 홍준기도 "몸과 몸이 만나 신체적으로 서로를 탐색하는 시간이 많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신체만 연결된 게 아니라 마음도 연결됐구나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연극은 오는 12월5일부터 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국립극장은 그림자 수어 통역, 폐쇄형 음성해설, 한글 자막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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