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꽃길이었다면 이제 비탈길·지뢰밭"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4분기와 내년에도 뚜렷한 이익 증가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법인들의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4.5% 증가한 155조646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에 비해 0.34% 감소한 53조4474억원으로, 둔화세를 보였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7조8777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4000억원) 대비 6.22%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사 5곳 중 2곳은 적자였다.
하나증권 이재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4분기 실적은 기업들의 인센티브 지급 등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3분기 보다 낮게 형성이 되는데, 4분기 실적보다 2025년 이익 추정치가 훨씬 중요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출 데이터 등을 보면 좋아지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실장은 "높아진 환율만 본다면 수출 기업에 나쁘지 않겠지만 환율이 이렇게 높게 형성된 이유를 들여다 보면 한국기업에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피는 매년 10월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부진 이유는 실적 수준의 계절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상반기에는 크게 움직이지 않던 실적 전망이 3분기에 실적이 예상보다 못하다는 시그널을 받고, 4분기와 다음해 실적 전망까지 하향 조정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올해 4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년 실적 전망에 대한 부분들"이라고 내다봤다. 또 "시장이 내년 실적에 대한 시장의 가이던스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장이 그래도 최근 들어 반등 시도를 하고 있는 이유는 실적이 불안하고 업황이 불안하지만 벨류에이션 가격대가 워낙 낮아져 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발 실적 불안까지 상당 부분 선반영됐기 때문에 반등 시도를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 변수의 성격이 꽃길을 걷는 느낌이었다면 하반기 이후부터 내년까지는 비탈길, 자갈밭, 지뢰밭 같은 분위기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내년 한국 수출 성장률이 아무리 인심을 써도 좋지 않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막무가내식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적 눈높이 자체가 상당 부분 과잉 계상돼 계속해서 증시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며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며 "내년까지도 계속 고민을 남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종목 선정이든 투자든 의사 판단에 있어 실적 변수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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