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원장 "협의체 회의적…'투쟁의 길' 갈수밖에"

기사등록 2024/11/18 11:26:57 최종수정 2024/11/18 13:00:16

전공의·의대생 등 참여 비대위 18일 출범

"협의체 참여 전공의·의대생 의견 구해야"

"정부변화 없다면 투쟁의 길로 갈 수밖에"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구성과 운영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24.11.18.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 사태가 9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와 의대생, 의대교수 등 의료계의 다양한 직역들이 참여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18일 출범했다. 다만 지난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빠른 시일 내 의정 대화의 물꼬가 트이긴 어려워 보인다.

박형욱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지하 1층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여야의정 협의체가 진행되는 상황을 볼 때 과연 저런 형태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굉장히 회의적"이라면서 "아마도 다른 비대위원들께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추정 해본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가 구성됐고 비대위원들과 전공의 의대생들의 의견을 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저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전공의들의 지지를 받아 선출된 데다 의협 비대위원 중 전공의와 의대생이 40%를 차지하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어 대정부 투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역시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계속 요구하시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물음에는 "비대위원들이 모여서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이미 상당히 늦었다"면서 "합의를 하든 합의를 하지 않든 의학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10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의료계에 어쩔 수 없으니까 합의 해 그러면 누가 책임지게 될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있는 의대생들과 의대 교수들은 계속 고통을 겪어야 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부의 정책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찬성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구성안을 공개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 16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비대위를 15명 이내로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전공의 측 위원으로 참여한다.

박 비대위원장은 "사직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비대위 구성안을 제안했고, 운영위에서 출석 19명 중 찬성 18명, 반대 1표라는 압도적인 숫자로 의결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구성과 운영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24.11.18. scchoo@newsis.com
위원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추천 2명, 전국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 추천 2명,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추천 3명,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추천 3명,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추천 3명, 위원장 추천 1명으로 구성됐다.

박 비대위원장은 사태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입장이 변화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 부문에 갖가지 시한폭탄을 장착해 놓았다"면서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시한폭탄을 멈추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급격한 의대 증원은 10년 간 후유증을 낳을 것"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해 주시고 시한폭탄을 멈추게 해 주신다면 현 사태가 풀리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비대위는 정부의 의료농단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길로 나갈 수 밖에 없다"면서 "우리 사회 모두에게 불행한 일인 만큼 그렇게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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