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4경기, 선발 투수 4명 10⅔이닝만 소화
대회 전부터 선발 걱정…에이스 부재 재확인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문제는 알았지만, 해결 방법은 찾지 못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출항 전부터 걱정했던 선발 투수 난조에 결국 발목이 잡혔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조별리그 2승 2패를 기록 중인 한국은 17일 일본(4승 무패), 대만(3승 1패)이 나란히 승리를 거두면서 4강 진출이 일찌감치 확정됐다. 남아있는 18일 호주전에서 이기더라도 슈퍼라운드가 열리는 일본 도쿄행 티켓을 따낼 수는 없다.
약점을 알고도 손을 쓰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게 남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손주영(LG 트윈스) 등이 부상으로 낙마하며 대표팀 구성에 고민이 많았다. 그런 가운데 선발 투수 약화는 더욱 도드라졌다. 류중일 감독도 "선발 투수진이 약간 약하다는 느낌이 든다"며 고민을 숨기지 못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대표팀이 뽑은 4명의 선발 투수 고영표(KT 위즈), 곽빈(두산 베어스), 임찬규(LG 트윈스), 최승용(두산)은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4명의 선발 투수가 4경기에서 소화한 이닝은 10⅔이닝(11실점)에 불과하다. 그나마 곽빈이 4이닝(무실점)으로 가장 긴 이닝을 책임졌다.
단기전에서는 선발 투수가 흔들리면 초반에라도 빠르게 불펜 투수를 투입한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선발진 활약은 부족하기만 하다. 1선발로 나선 고영표는 대만과 1차전에서 만루 홈런을 얻어맞는 등 2이닝 6실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일찌감치 선발 투수가 흐름을 빼앗기며 끌려가다 보니 한국은 좀처럼 경기를 주도해서 풀어가지 못하고 진땀을 흘리길 반복했다.
역대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을 때와 비교해도 에이스의 부재가 눈에 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등 걸출한 선발 투수들이 국가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후 뒤를 이을 압도적 선발 투수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 2026 WBC, 2028 LA 올림픽을 목표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성과를 내야 하는 대회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지만 프리미어12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선발 투수의 힘을 뼈아프게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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