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1000원 올린 후…손님이 남긴 휴지에 적힌 글

기사등록 2024/11/18 08:00:06 최종수정 2024/11/18 08:26:28

"가격 올랐어도 괜찮습니다" 사장 울컥

[서울=뉴시스] 치솟는 물가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린 한 자영업자가 손님에게 위로를 받았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치솟는 물가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린 한 자영업자가 손님에게 위로를 받았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15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괜찮아요 이보다 힘이 되는 말이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6년째 1인 샤부샤부 전문점을 운영한다고 밝힌 A씨는 "제 영업 목표는 '저렴하지만, 질은 높게. 드시고 가는 손님은 배가 부르게'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끝을 모르고 치솟는 물가 때문에 부담됐다"며 "8900원으로 시작해 2년 후 1000원 인상했고 이를 유지해 오다가 지난해 가을부터 1000원을 더 인상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운을 뗐다.

이어 "1인분에 1만원을 넘으면 소비자에게 부담될까 봐 고민 끝에 2024년까지 9900원을 유지했다"며 "그러나 물가는 잡히지 않았고 지난 4월 어쩔 수 없이 1000원 인상해 1인분에 1만900원에 판매 중"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죄송한 마음에 손님들이 볼 수 있게 카운터 옆에 가격을 올리는 심정을 적어놨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손님이 계산하던 중 "힘내라"며 휴지 한 장을 건넸다. 손님이 휴지를 버려달라는 건 줄 알고 당황했던 A씨는 휴지를 버리려다가 휴지에 적힌 메모를 발견하고 울컥했다.

휴지에는 "가격 올랐어도 괜찮습니다. 사장님의 정성이 항상 느껴집니다. 올 때마다 정말 푸짐하고 맛있게 잘 먹고 갑니다. 계속 올 수 있도록 번창하시고 오래오래 해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A씨는 "제가 아홉 번 잘해도 한 번의 실수로 마음이 돌아설 수 있는 게 손님인데 별거 아닐 수 있는 저 메모가 어찌나 감사하던지. 마음속에 있던 죄송함이 씻겨가는 듯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A씨는 "진짜 힘든 시기다. 우릴 힘 나게 하는 건 매출일 텐데 결국 그건 손님이 정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가 진심으로 고민하고 열정적으로 했던 시간은 손님들이 알아봐 주시고 언젠간 찾아주실 것"이라고 자영업자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거 보면 장사하면서도 힘이 난다" "제가 다 눈물이 난다" "이런 분들만 가득한 세상이길" "마음씨 좋은 손님 덕분에 힘내서 장사한다" "진심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마음이 분명 손님들에게 전해질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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