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재명 예산'·'김건희 예산' 증액 및 삭감 격돌
내달 2일 본회의 처리 시한…여야 대치로 난항 예상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여야가 677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두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돌입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8일 예산안 조정소위원회를 열어 예산안 증·감액 심사에 나선다. 현재 예비심사가 마무리된 상임위는 법제사법·외교통일·국방·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보건복지·국토교통 등 7개다.
여야는 지역사랑상품권·마음예산 건강사업 등을 각각 '이재명 예산', '김건희 예산'으로 규정하고 칼질을 예고한 상태다.
정부는 이재명 대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0원으로 편성했다. 예산은 정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증액이 불가능하지만 민주당은 행정안전위원회 등 소관 상임위에서 예산을 증액하며 여당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이 '김건희 여사 사업'이라고 비판했던 마음건강 지원사업 예산은 복지위원회에서 74억7500만 원이 감액돼 433억5500만원으로 책정된 채로 예결소위로 넘어갔다.
민주당은 검찰 등 권력기관에 대한 특수활동비 및 정부 예비비 삭감도 벼르고 있어 심사 과정에서 예산을 사수하려는 여당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야당은 지난 8일 법사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검찰과 감사원의 특활비를 '권력기관 쌈짓돈'으로 규정하며 이를 전액 삭감했다. 운영위원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경호처에 대한 대규모 예산 삭감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예비비도 예산 심사 과정에서 뇌관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열린 기재위 예산소위에서 4조8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비비 중 절반인 2조4000억원을 감액한 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정부는 에비비 삭감 규모에 반대하며 여야 합의 증액 예산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외에도 야당이 주도한 국토위 용산공원 및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예산 삭감, 산자위 동해 '대왕고래' 가스전 예산 삭감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는 25일까지 소위 심사를 마치고 29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예산안의 본회의 처리 법정 시한은 12월2일이다. 민주당 예결소위 관계자는 "소소위까지 가서 예결위에서 예산을 의결하게 될 텐데 2일까지는 어떤 형식으로든 통과시키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으면서 여야 대치가 한층 더 가팔라지고 있어 이번에도 법정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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