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으로 밀리던 8회말, 박성한 역전 2타점 3루타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위기에 몰린 '류중일호'가 꺼져가는 4강행 희망의 불씨를 살려냈다.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8회에만 5점을 뽑아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 대만 타이베이의 톈무구장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9-6 승리를 챙겼다.
대만과의 대회 첫 경기에 이어 전날 일본에도 패하며 1승 2패를 기록, B조 공동 4위까지 떨어졌던 한국 야구는 목표했던 슈퍼라운드(4강) 진출을 위해선 이날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를 꼭 잡아야 했다.
하지만 대표팀 타선은 상대 선발 프랑클린 킬로메를 상대로 5이닝 동안 안타 한 개밖에 뽑아내지 못하고 침묵하며 슈퍼라운드와 멀어지는 듯했다.
침체된 분위기는 6회에 한 번, 그리고 '약속의 8회'에 다시 한번 뒤집혔다.
약속의 8회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유난히 8회에 극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해 만들어진 표현이다.
1963년 제5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1-0으로 앞선 8회에 김응용의 쐐기 투런포로 3-0 승리를 거둔 것에서부터 그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일본과의 3·4위 결정전 8회 2사 2, 3루에 이승엽이 당시 '괴물 투수'로 군림하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며 0-0 균형을 깨고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정점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었다.
당시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나 2-2로 팽팽히 맞서던 8회 1사 1루, 이승엽이 투런포를 작렬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이와세 히토키를 무너뜨리고 승리를 챙겼다.
약속의 8회와 함께 결승에 오른 한국은 전승 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경기 패색이 짙어진 류중일호는 6회 들어 반격을 시도했다.
6회말 선두 타자 박성한(SSG 랜더스)에 이어 최원준(KIA 타이거즈)도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 홍창기(LG 트윈스)의 진루타로 대표팀은 2루와 3루를 채우며 득점 찬스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불안함을 느낀 도미니카공화국 벤치는 투구 교체를 강행했고, 메이저리그 출신 조엘리 로드리게스가 마운드에 올랐다.
1사 2, 3루에 타석에 들어선 신민재(LG)가 평범한 땅볼을 치며 병살 위기를 맞았으나, 상대 투수의 송구 실책으로 신민재는 앞선 두 주자를 불러들인 것은 물론, 자신도 3루 베이스를 밟는 데 성공했다.
나승엽(롯데 자이언츠)이 삼진으로 물러난 2사 3루 상황, 문보경과 박동원(이상 LG)이 내리 2루타를 작렬하며 2점을 추가, 6회에만 4점을 뽑아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약속의 8회, 한국 대표팀은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작성했다.
나승엽과 박동원의 안타로 만든 8회말 1사 1, 3루 득점 기회에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은 적시타를 쳐내며 1점을 추가하며 5-6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이어 나선 윤동희(롯데)가 삼진으로 아웃당하며 2사 위기를 맞았으나 박성한이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쳐냈고, 대표팀은 7-6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최원준과 홍창기까지 안타를 생산해 2점을 추가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8회에만 5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한 류중일호는 믿음직한 마무리 박영현(KT 위즈)의 호투로 경기를 마감, 9-6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 답답하던 흐름을 한순간에 뒤집어낸 한국 대표팀은 이날 경기 승리를 쟁취하며 실낱같은 4강 희망을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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