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심정"…주주들에게 사과
"두 아들, 그만 자중해주길 바라"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두 아들에게 모두 고발당한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이 “아들을 잘 키우지 못한 제 잘못”이라며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송 회장은 15일 저녁 입장문을 내고 “오늘 장남은 모친을 고발했고, 차남도 모친을 고발하고 채무불이행자로 만들었다”며 “참담하다. 아들을 잘 키우지 못한 제 잘못으로, 주주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관계에 대한 정리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은 “채무불이행은 사실과 다르다”며 “아직 변제기한이 다가오지 않았고, 변제 방법과 시기에 대해 계속 협의 중인 상황에서 언론에 먼저 이를 일방적으로 공개했다”고 했다.
이어 “가족에게 부과된 상속세 중 자녀들 몫 일부를 제가 대납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했어야 하는 자금 때문에 일시적으로 경색됐던 제 사정을 알고 그 일부를 차남이 도움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재산(지분)을 물려받고도 본인의 사정 때문에 어머니를 주주들 앞에 세워 망신을 주고 있어 참담하다”며 “어머니인 저를 이렇게 공격해 남는 것은 무엇인지 반문하고 싶다. 두 아들은 자중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송 회장은 “주주들께 이런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드리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까지 대내외에 공개하면서까지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는 없다”며 “가족 모두 자중하는 가운데 오직 한미약품그룹 발전을 위한 마음만 모아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송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분쟁 중인 두 형제는 송 회장을 고발한 사실을 밝혔다.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는 지난 13일 송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서울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코리그룹은 형제 측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다.
한 대표는 박 대표가 송 회장이 2002년 설립한 가현문화재단에 이사회 승인·결의없이 기부행위를 한 것을 문제 삼았다.
상법 제393조제1항에 따라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와 관련된 회사의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야 함에도 송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이사회 승인없이 가현문화재단에 최근 3년간 119억원을 기부해 한미약품에 손해를 가했다는 것이다.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송 회장과 동생인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이들과 손을 잡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연합과 이들로부터 의결권 권유업무를 위임받아 대행하는 업체 대표 등을 대상으로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3자연합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와 공모해 회사 로고를 도용했고, 거짓된 정보로 주주들에게 잘못된 판단을 종용하는 사례들이 확인돼 형사고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또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한미사이언스 주식 105만주를 장외거래로 매각했다며, 이는 모친인 송 회장이 채무를 변제하지 않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송 회장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제가 자녀 주식까지 담보로 잡혀가며 마련한 296억여원을 대여했다”며 “이후 송 회장은 돈이 생기면 갚겠다며 상환을 차일피일 미뤘다. 최근에는 3자연합을 결성하며 신동국 회장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해 대량의 자금이 발생했음에도 변제 요청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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