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이어 커넥트현대까지, 유통 혁신"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 [이주의 유통人]

기사등록 2024/11/16 13:00:00

1991년 입사해 33년간 현대백화점 근무한 영업전략 전문가

오프라인 리테일의 새 모델 '더현대 서울' 콘셉트 주도 역할

커넥트 현대 부산 1호점 이어 청주 센트럴시티 2호점 낙점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33년간 현대백화점에서만 몸담은 영업전략 전문가다.

특히 수년간 백화점의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는 영업전략실장을 역임하며 '마케팅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

1963년생인 정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했다.

이후 2012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와 2013년 현대백화점 울산점장 상무, 2015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 상무를 거쳐 2018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 전무로 승진했다.

2023년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 부사장 자리에 오른 그는 올해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을 맡게 됐다.

정 사장은 오프라인 리테일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 '더현대 서울'의 콘셉트를 주도했다.

'더현대 서울'은 백화점을 단순히 쇼핑의 공간으로 보지 않고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의 공간으로서 콘텐츠를 채우고, 팝업스토어로 계속적인 변화를 줘 MZ들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더현대’는 현대백화점 리브랜딩 계기가 됐고, 국내 최단 기간 매출 1조원을 기록한 백화점이 됐다.

더현대가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데에는 엔데믹과 함께 전국에서 찾아오는 내국인에 더해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꼭 방문해야 하는 '필수 코스'로 떠오른 영향이 크다.

외국인 집객엔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와 넓은 휴게공간 등 백화점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공간 구성에 K컬처를 집대성한 전략이 주효했다.

정 사장은 더현대 광주 출점에도 힘을 쏟고 있다. 관광·문화·예술·여가와 쇼핑을 융합한 국내 최초의 문화복합몰이다.

지난 5월 정 사장은 광주시와 더현대 광주 추진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더현대 광주를 통해 모든 세대와 취향을 아우르는 가장 진화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차별화된 경험, 세계적인 건축가들과 설계 및 디자인 협업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형 리테일 플랫폼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더현대 광주는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7년 하반기에 개점할 예정이다.

건축디자인엔 세계적 건축가 '헤르초크&드뫼롱'이 맡았다.

대형 건물이지만 안과 밖으로 열려있는 공간을 지향하고, 마을 형식으로 이용자에게 만남과 휴식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박공지붕 태양광패널을 활용하는 등 ESG가치를 반영한 친환경적 건축물을 지향한다.

특히 상층부에 위치한 ‘빌리지’는 방문객이 만나고 휴식하며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한국 전통가옥 형태로 만든다.

최근엔 향후 오프라인 리테일이 나아가야 할 방향 중 하나로 업태간 융합 모델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9월 백화점의 '프리미엄'과 아울렛의 '가성비', 미술관의 '문화·예술 체험'이 결합된 신개념 복합 문화 공간 '커넥트현대'를 선보였다.

지난달 글로벌패션포럼에서 정 사장은 "이제 유통 플랫폼은 경계가 없다"며 "특히 오프라인은 프리미엄으로는 부족하고 오락, 가성비에 프리미엄과 지역 브랜드(로컬)를 다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커넥트현대는 지역 특화 도심형 복합쇼핑몰로 '사람, 장소, 문화를 연결하는 플레이그라운드'를 표방한다.

구체적으로 커넥트현대는 지하 5층~지상 9층 규모로, 최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물론 부산의 특색을 살린 로컬 콘텐츠 등 총 240여개 브랜드를 취급한다.

▲문화·체험형 테넌트 시설 ▲MZ타깃 인기 브랜드 ▲부산 로컬 콘텐츠 ▲정상·이월 상품 복합 매장 등 각 층별로 특색 있는 공간과 브랜드를 배치해 다양한 쇼핑과 문화 경험을 제공한 것이 특징이다.

정 사장은 더현대 글로벌을 론칭하고 현대백화점을 K패션 해외 진출 전초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해외 현지 리테일과 손잡고 한국 토종 패션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 등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플랫폼 사업에 나서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태국에 이어 일본, 중국 등 글로벌 리테일 기업에서도 K콘텐츠 전문관 운영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는 점에 주목해 5월 일본 도쿄 파르코백화점 시부야점에 더현대 글로벌을 오픈했다.

[서울=뉴시스]현대백화점은 부산점을 오는 7일까지 영업하고 2개월간 리뉴얼을 진행해 오는 9월6일 커넥트 현대로 새단장 오픈한다고 4일 밝혔다.2024.07.04.(사진=현대백화점 제공)photo@newsis.com
더현대 글로벌은 현대백화점이 ▲해외 시장에서 선보일 국내 브랜드 및 콘텐츠 발굴 ▲통관을 포함해 내륙 운송과 창고 운영, 재고 관리 등 상품 수출입 및 판매에 관한 제반 사항 총괄 ▲매장 위치, 운영 방식 등을 해외 유명 리테일과 직접 협상하는 K콘텐츠 수출 플랫폼이다.

더현대 글로벌은 오픈 한 달 만에 매출이 13억원을 돌파했고, 전체 매출(5~7월)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목표 매출의 150%를 달성했다.

역대 파르코백화점 팝업스토어 중 매출 1위에 해당하는 성과다. 오픈 당일인 5월 10일엔 3층에 위치한 팝업스토어를 방문하기 위한 고객 대기줄이 지하 1층까지 이어졌다.

이같은 성공적 성과에 기반해 지난 10월부터 12개 K패션 브랜드 및 K엔터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소개하는 2차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 운영해도 들어갔다.

임직원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연초 본사 선임급 이상 MZ세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 형식의 업무보고를 4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이어 백화점 16개 전 점포 및 아울렛 8개 점포를 돌며 점포별 업무보고 진행하고 직원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타운홀 미팅은 정 사장의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MZ세대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임원의 생각과 진정성을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소통하는 취지로 자리를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유연한 사고와 혁신은 위계가 강한 문화가 아닌,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기반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정 사장의 의견에 따라 각 사업부별 업무보고 후 자유로운 Q&A(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당시 정 사장은 이른바 '백화점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여의도에서 ▲오프라인 리테일의 쇠퇴 ▲전통 MD유치 어려움 ▲코로나19 등 여러 난관들이 산적한 가운데에도 외부 컨설팅 없이 더현대 서울을 성공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라고 언급했다.

이어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유통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한 '더현대 서울’ DNA를 기반으로 위기가 오더라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성과를 낸 직원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직원 성장을 위한 회사  제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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