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원·달러가 4거래일 만에 1400원 아래로 내려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지연 예상에 따른 달러 강세에도 당국의 개입 경계와 위안화 약세가 영향을 미치면서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종가(1405.1원)보다 6.3원 내린 1398.8원에 거래를 마치며 1400원을 하회했다. 지난 11일 오후 종가(1394.7원) 이후 나흘 만이다.
달러 강세에도 당국 개입 경계 등에 따른 원화 약세가 작용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기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107선에 육박했다. 달러당 엔화가치는 156엔대까지 밀려났다.
간밤 미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2% 올랐고,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는 0.3% 상승해 전문가 전망치(0.2%) 를 웃돌았다는 소식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지며 달러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후원 강연회에서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며 금리 인하 인하 기대를 꺾은 발언을 내놨다.
이 영향으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12월 연준의 금리 동결 예상은 전날 17.5%에서 41.1%로 치솟았다. 내년 1월에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11.9%에서 29.7%로 올랐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위원화 강세는 원·달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전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적극적 시장안정 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달라"고 관계기관에 당부했다.
중국의 10월 소매판매와 산업 생산 증가에 따른 위안화 강세는 원화값에 힘을 보탰다. 이날 달러당 위안은 7.23 위안대로 내려온 상황이다.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주춤한 점도 원화값을 지지했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2.0포인트 내린 2416.8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6거래일 째 '팔자'를 이어갔지만, 741원으로 순매도는 전일대비 3분의 1로 축소했다.
코스닥은 685.42로 전일대비 3.86포인트 올랐다. 외국인은 86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5거래일 만에 사자로 전환했다.
이날 발표된 우리나라의 환율 관찰국 지정 영향은 미미했다. 가계적으로 미국에 무역 흑자가 났다는 점과 환율 조작국이 아닌 관찰 대상국 자체로는 불이익이 없다는 점에서다.
미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각) 우리나라를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지정 요건 3가지 중 대미 무역 흑자 150억 달러 이상과 경상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상 등의 조건이 해당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