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홍보 위해 살인 예고 글 올린 사이트 관리자
경찰, 순찰 강화 위해 비용한 인건비 등 구상권 청구 예정
15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9월18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야탑역 월요일 30명을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린 A(20대)씨가 지난 13일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해당 사이트 운영 관리자로 사이트 홍보를 위해 살인 예고 글을 게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이날 오전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경찰은 또 사이트 운영자 B(20대)씨 등 3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앞서 A씨가 올린 글이 확산하면서 경찰은 범행 예고일 전후로 야탑역에 기동순찰대 등을 보내 순찰을 강화했다.
특히 범행 예고일이던 지난 9월23일에는 야탑역 일대 경찰특공대를 투입하고 장갑차까지 배치했다. 실제 흉기난동 범죄는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9월18일부터 지난달까지 야탑역 주변에 투입된 경찰관은 모두 529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야탑역 순찰 강화로 인해 발생한 비용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약 두 달간 소요된 인건비, 근무수당, 식사비, 유류비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권력 낭비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구상권 소송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며 "어떠한 살인 예고 글이라도 적극 검거, 모방범죄를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작성한 이 글에는 "부모님이 날 버리고 친구들도 무시한다. 23일 오후 6시 야탑역에서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자신의 글을 누리꾼들이 비난하자 "불을 지르겠다"는 게시물을 재차 올리기도 했다. 또 해당 글을 본 누리꾼이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시작되고 야탑역 일대 순찰이 강화된 19일 오후에는 "열심히 찾아봐라. 경찰차도 오고 노력한다. 너희가 날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냐"는 내용이 담긴 글을 추가로 게시했다.
이 사이트는 익명성을 표방하고 서버를 해외에 뒀다. 사이트 내 불법 정보 공유, 음란사이트 링크 게시 등 여러 불법 행위를 통해 사이트 홍보와 방문자 증가를 노렸다. 현재 해당 사이트는 폐쇄된 상태다.
경찰은 국제공조 수사와 압수수색, IP추적수사 등 다양한 수사 기법을 활용해 B씨와 하위 게시판 관리자이자 실제 살인예고글 작성자인 A씨를 특정해 검거했다.
A씨를 검거한 결정적 단서는 미국과의 국제공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이트는 서버를 미국에 두고 있는데 미국 측이 사이트를 추척해 A씨 등이 현재 서울과 경기권 등에 있다는 사실을 경찰에 알려왔다.
경찰은 즉시 추적에 나서 A씨를 서울 소재 건물에서 긴급체포했으며 B씨 등 역시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들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hy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