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3선 도전 요청 않는 한 이번이 마지막 임기"
민주, 결의안 동참 촉구…"美 헌법 수호 선서 지켜야"
3선 이상 대통령 '4선' 프랭클린 D 루스벨트가 유일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농담조로 다음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해 구설에 올랐다. 민주당은 대통령 3선을 금지하는 조항을 헌법에 명시하겠다며 반발했다.
1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회담 전 한 행사장을 방문해 "(누군가)'그는 너무 잘한다, 우리가 (3선을 가능하게 할)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 한 다시는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방 하원의원을 향해서 그는 "여러분이 무엇인가 하지 않는다면 이번으로 마지막 선거운동 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에 현장에서는 지지자를 중심으로 웃음을 나왔다. 복수의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 발언은 진지하게 한 말이 아니라 '농담'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5월 트럼프 당선인은 전미총기협회(NRA) 연설에서도 3선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시 그는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대선을 승리하면 3선이 될지 2선이 될지 모르겠다"고 농담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농담으로만 이해하지 않고 의심 섞인 눈초리로 대하고 있다. 특히 댄 골드먼(민주·뉴욕) 하원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3기 집권 도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예고했다.
골드먼 의원은 양당 의원을 향해 "모두가 미국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기로 한 선서를 지키고 이 원칙과 관련한 의회의 약속을 확인하자"며 결의안 동참을 촉구했다.
미국 수정 헌법 제22조는 "누구도 2회 이상 대통령직에 선출될 수 없으며, 누구도 타인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임기 중 2년 이상 대통령직에 있었거나 대통령 직무를 대행한 자는 1회 이상 대통령직에 당선될 수 없다. 다만 본 조는 연방 의회가 이를 발의하였을 때에 대통령직에 있는 자에게 적용되지 아니하며 또 본 조가 효력을 발생하게 될 때에 대통령직에 있거나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자가 잔여 임기 중 대통령직에 있거나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는 것을 방해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의안에는 수정 헌법 제22조가 트럼프 당선인과 같이 연속으로 두 차례 임기를 지내지 않더라도 '도합' 두 차례 임기만 수행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 당선인처럼 비연속적으로 대통령을 두 차례 지낸 인물은 제22대(1885~1889년)·24대(1893~1897년) 대통령 그로버 클리블랜드 전 대통령뿐이다.
다만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 상황에서 골드먼 의원의 결의안이 표결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 역사상 3선 이상 대통령을 지낸 인물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 한 명뿐이다. 그는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4선 대통령이다.
1788년 제정된 미국 헌법은 7개 조 본문과 모두 27개 조 개정 조문으로 구성돼 있다.
1992년 수정 헌법 제27조가 비준된 뒤로 변동은 없었다. 해당 조문은 "상·하원의원의 세비 변경에 관한 법률은 다음 하원의원 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효력을 발생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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