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떨어져 혈액순환 둔해지면
당뇨병 사망률 높아져 주의해야
규칙적 혈당 측정·식단관리 중요
15일 대한당뇨병학회가 최근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2022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4.8%로 약 533만 명에 달하고 당뇨 전단계도 약 1400만 명에 이른다. 연령별로는 50대 남성 당뇨병 유병자가 30.1%로 가장 많고, 70세 이상 여성 당뇨병 유병자는 41.2%를 차지했다. 청년 약 30만 명도 당뇨병을 앓고 있다.
무작위 혈당이 200㎎/㎗ 이상, 공복 혈당이 126㎎/㎗ 이상, 식후 2시간 혈당이 200㎎/㎗ 이상, 당화혈색소(지난 2~3개월 동안 혈당의 평균치) 수치가 6.5% 이상인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고혈당은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급격히 상승해 신체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당뇨병 환자가 평소보다 탄수화물이나 간식을 많이 섭취하고 활동량이 적을 때, 처방된 약을 정확한 시간에 복용하지 않았을 때, 인슐린 보관이 잘못됐거나 유효기간이 지났을 때, 심한 스트레스와 질병, 상처, 염증 등이 있을 때 고혈당이 유발된다.
고혈당은 혈당이 180㎎/㎗ 이상 계속 높아질 때 발생하며 혈관에서 체내 수분을 흡수하고 서서히 당이 소변으로 빠지기 시작한다. 이때 피로감과 잦은 소변, 극심한 공복감, 피부 및 구강의 건조, 시야 흐림 등 이상 증상이 생기게 된다. 혈당 수치가 300㎎/㎗을 넘어가면 의식이 저하되고 탈수, 무기력, 호흡곤란, 혼수상태 등 의식 변화가 일어난다.
250㎎/㎗ 이상의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라는 급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혈당이 에너지로 이용되지 못해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면서 몸에 해로운 케톤산이 발생하고 오심, 구토, 복통, 설사, 호흡곤란 등 위급한 증상이 발생해 쇼크에 빠지는 상태다.
고혈당이 2주 이상 지속되면 탈수로 인해 장기의 기능 저하, 전해질 불균형이 동반되며 심정지가 오기도 한다. 고령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이 500㎎/㎗ 이상이 치솟을 경우 탈수 증상이 심해져 의식 수준이 크게 저하되는 '고삼투성 고혈당 상태'라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저혈당은 공복 상태에서 혈당이 70㎎/㎗ 이하인 상태다.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어지러움이나 메스꺼움,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발이 떨리다가 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멀미하듯 불쾌한 증상이 나타난다. 혈당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발생하는 저혈당 쇼크는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을 과다 투여하거나 불규칙하게 식사할 때, 과도한 운동을 하거나 과도한 음주를 할 때 유발된다.
저혈당도 고혈당만큼이나 위험하다. 혈당 수치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의식을 잃을 수 있다. 뇌는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으로, 저혈당으로 포도당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의식이 흐려지게 되고 의식을 잃게 된다.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과일주스, 캔디, 초콜릿 등을 섭취하고, 의식이 없는 경우라면 바로 119에 신고하고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
혈당을 적절히 관리하려면 평소 생활습관 관리와 예방이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혈당 수치를 측정해 모니터링하면서 변화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식단 관리도 중요하다. 정제된 당분과 인스턴트 음식, 액상과당, 과도한 염분 섭취 등은 피하고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절하면서 정해진 시간 적당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안규정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예를 들어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섭취하면 포만감이 빨리 찾아와 자연스레 식사량이 줄어들다"면서 "또 채소와 단백질이 먼저 소화되면서 탄수화물이 느리게 흡수되고, 인슐린이 천천히 분비되며 혈당이 서서히 상승하게 된다"고 말했다.
당뇨병은 합병증이 무섭다. 혈당 수치가 126mg/dL 이상 되면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고, 수치가 높아질수록 그 위험이 커진다.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당화혈색소가 7%를 넘지 않도록 하고 ▲혈압은 130/80mmHg 이하로 유지하며 ▲콜레스테롤을 관리해야 한다.
김유미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당뇨병은 혈당 조절, 합병증 예방 등을 모두 잘 관리해야 한다”면서 “당뇨병 유병자 중 50% 이상이 비만인 만큼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심혈관, 신장, 눈 등 관련이 있는 신체 건강도 살피면서 쇼크 의심 증상이 생기면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