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황, 무대 위로 손정의 불러들인 이유는?

기사등록 2024/11/15 06:30:00 최종수정 2024/11/15 06:34:16

젠슨 황 "일본, AI 시대 기술 주도할 것"

일본서 AI 서밋 열고, 손정의 회장 무대로 불러

엔비디아·소프트뱅크, AI 슈퍼컴퓨터 협업

日 정부, 자국 AI·반도체 산업에 대규모 공적지원

[서울=뉴시스]지난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AI 서밋 재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첨단 AI 슈퍼컴퓨팅 플랫폼인 블랙웰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 엔비디아) 2024.1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한국과 대만 등에 '기술 강국' 타이틀을 내준 일본이 인공지능(AI) 강자 엔비디아와 손잡고 부활을 시도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엔비디아 AI 서밋 재팬'에서 "차세대 기술 혁명이 다가오고 있으며 일본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황 CEO는 일본의 혁신과 엔지니어링의 우수성, 기술과 문화적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일본이 AI 기반 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독보적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이 최신 AI의 혁신 기술을 활용하고, 이를 세계적 수준의 메카트로닉스 전문성과 결합하기를 희망한다"며 "전 세계에서 일본보다 메카트로닉스 분야에서 더 뛰어난 기술을 가진 나라는 없다. 이것은 특별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의 풀스택 AI, 옴니버스, 5G AI-RAN 플랫폼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함으로써 일본은 AI 산업 혁명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고 있다"며 "일본은 통신, 교통, 로보틱스, 의료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성장의 시대를 주도해 AI 시대에 인류에게 큰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밋의 주요 발표 중 하나는 강력한 AI 슈퍼컴퓨터 구축을 위한 엔비디아와 소프트뱅크의 협력이다.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 블랙웰 플랫폼을 사용해 광범위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하고, 양사는 일본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거대 언어 모델(LLM)을 포함한 소버린 AI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

황 CEO는 "소프트뱅크가 블랙웰 플랫폼을 사용해 일본에서 가장 강력한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차기 슈퍼컴퓨터에는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 플랫폼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절친'이라며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직접 무대로 불러냈다. 두 사람은 30여분간 마주 앉아 대담하며 강한 유대감을 확인했다.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엔비디아 AI 서밋'에서 대담을 갖고 있다. (사진 = 엔비디아) 2024.11.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황 CEO는 손 회장이 한때 엔비디아의 대주주였던 점을 언급했으며 손 회장은 울상을 지으며 황 CEO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 자세를 취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7년 엔비디아에 40억 달러를 투자하며 4대 주주가 되었지만 2019년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황 CEO는 삼성전자, TSMC 대항마로 일본 대기업 8곳이 출자해 만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라피더스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를 라피더스에 맡길 수 있겠냐는 질문에 "라피더스에 신뢰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황 CEO의 방일에 맞춰 자국 AI, 반도체 산업에 대규모 공적지원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2030년까지 7년간 10조엔(약 91조원) 이상 공적 지원을 AI·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며, 이는 라피더스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2년 설립된 라피더스는 미국 IBM의 기술 협력을 받아 2027년 최첨단 2나노미터 반도체 일본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4월 시험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 반도체 공급망을 다양화하며 그 주도권을 놓치고 싶지 않아하는 엔비디아와 기술 강국 부활을 희망하는 일본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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