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유형별·강도별 17개 상황으로 세분화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반말, 억지 주장부터 폭언, 욕설과 성희롱 등 악성·강성 민원으로부터 콜센터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한 지침이 발간된다.
서울시 120다산콜재단(이사장 이이재)은 공공·민간콜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악·강성민원 대응 매뉴얼북'을 개발해 다음 달 중 배포한다고 14일 밝혔다.
새 지침은 민원 유형을 '불쾌·불안 감정유발', '비협조', '민원 오용', '민원 남용' 등 4가지로 나누고 ▲성희롱 ▲욕설·폭언 ▲협박·위협 ▲말꼬리·트집 ▲과도한 보상요구 ▲억지주장 ▲하소연 ▲장난·거짓민원 ▲장시간 통화 등 17개 상황으로 세분화해 각각 대응할 수 있는 원고를 제공한다.
그간 일반적인 괴롭힘이나 악·강성 민원으로 분류됐던 성희롱, 폭언 외에도 반말·짜증·고성, 말꼬리·트집, 개인 정보 수집 거부, 무리한 요구 등 최근 자주 발생하는 민원 대응 방법이 포함됐다.
1차적으로 욕설·위협 시 상담 진행이 어렵고 향후 전화 상담이 제한될 수 있으며 차분하게 상담해 달라고 공지한다. 그래도 지속될 경우 2차적으로 상담사에게 수치심이나 혐오감·공포감·불안감 등을 유발해 정상적 상담이 어려워 통화를 종료하며 향후 전화 상담이 제한될 수 있음을 전달한다. 또 성희롱, 욕설, 협박, 위계에 의한 강요, 업무방해 시 관련법에 의해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장시간 통화 민원의 경우 1차적으로 다수 고객에 대한 평등한 상담 제공을 위해 1회 통화시간 제한 사실과 남은 상담 시간을 알려주며 협조를 구한다. 2차로는 통화시간 재공지, 3차로는 종료 양해 발언 후 전화를 끊는다.
지침에는 감정 피해 예방·회복 방안이 담겼다.
지침은 피해 예방을 위해 통 화전 대기 시간 안내, 감성 연결음, 녹음 공지, 강성 민원이 많은 주요 응대 분야에 대한 인공지능 상담 우선 도입, 경고 문구 송출 등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감정 피해 회복을 위한 강제 휴게 제도 등을 소개하고 신체적·물질적 법적 구제 방안을 알려준다.
이번 지침에는 실제 콜센터 상담사들이 겪었던 민원 유형과 개선 요구 사항이 담겼다. 이를 위해 국내 18개 콜센터(민간 8개, 공공 10개) 소속 상담사 11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지침은 다음 달 중 120다산콜 재단 누리집에서 누구나 내려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120다산콜재단은 오는 20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2024 감정노동자 보호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감정노동자의 감정 피해 현황, 감정 보호 대책 방안, 소통 등이 다뤄진다.
국민권익위원회 조덕현 고충민원심의관,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안충근 센터장,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권순찬 교수, 법무법인 우성 김민정 변호사, 노동일터연구소 감동 이정훈 대표이사가 연사로 참여한다.
이이재 120다산콜재단 이사장은 "감정노동의 대표직종인 콜센터상담사에 대한 노동 권리와 복지를 위해 민간과 공공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개발·배포 예정"이라며 "아울러 감정노동자 보호와 사회인식 변화를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해 시민의 인식 개선 방안은 물론 상담사들의 감정피해 예방, 사후 관리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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