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실종' 135금성호 사고 해역 가보니
바지선 고정 한창…심해잠수사 투입 추진
긴 그물에 열악한 시정…주말 악기상 예보
13일 오전 해경 500t급 경비함정(525함)을 타고 간 사고 해역은 맑은 날씨를 보였다. 시야는 수평선까지 뚜렷하게 확보됐다. 바람은 초속 8~10m(북동풍)로 다소 불었고, 바다의 물결은 1.5m 내외로 일었다.
사고 해역 인근에는 초대형 해경 경비함정 5002함을 비롯해 해양수산부 고속단정(무궁화 38호-2)과 해군 함정 등 4~5척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상공에서는 항공기를 통한 전방위 수색이 전개되고 있었다.
금성호 침몰 지점 위에는 바지선이 떠있었다. 선사 측에서 고용한 민간 구난업체 소속 퍼시픽오션(2841t·승선원 25명)호였다. 심해잠수사를 수중으로 보내기 위한 선체 고정 작업이 한창이었다.
4개의 앵커를 금성호 선체가 있는 수심 90m까지 내려 바지선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작업이다. 이후 심해잠수사들을 수중으로 보내는 다이빙벨과 체내 압력 조절을 위한 '감압챔버'를 설치하면 잠수부들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날 오후 1시44분께 앵커 4개를 해저에 고정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유속이 느려지는 정조시간(밀물과 썰물이 바뀌는 때)에 맞춰 잠수부 2명을 우선 내려보내 수중 상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주말께 해상에 악기상이 예보된 터라 수색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정무원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경비안전과장은 "주말을 기해 19일까지 해상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심해잠수사 투입은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해경은 이날 함선 40척(해경 24척·관공선 9척·군 5척·민간 2척)이 동원된다. 군경 항공기 10대도 11회에 걸쳐 전방위적인 공중 수색에 나서고 있다. 해경 유관기관 관계자 500여명이 해안가 합동 수색을 전개하고 있다.
앞서 전날까지 사고 해역에서는 해군 광양함과 청해진함에 탑재된 무인수중탐사기(ROV)가 수중수색에 나섰다. 해군은 ROV를 통해 지난 9일과 10일에는 수중에 있던 한국인 선원 시신 2구를 발견해 수습했다.
사고는 지난 8일 오전 4시31분께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22㎞ 해상에서 발생했다. 부산 선적 대형선망어선 135금성호(129t·승선원 27명)가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사고 시각 첫 번째 하역 작업을 마친 금성호는 두 번째 하역을 위해 운반선을 기다리던 중 복원력을 잃고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존 선원 등 진술에 따르면 선망어업 선단의 '본선'인 135금성호는 사고 당시 3~5회 작업할 양을 한 번에 어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차례 양망으로 평소 작업량의 몇 배에 이르는 고등어를 잡은 것이다.
해경은 금성호가 그물이 묶여 있던 선체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는 과정에 어획량이 영향을 줬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oyj434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