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도, 광대도 신명나게 놀아봅시다"…'소춘대유희'
기사등록 2024/11/13 17:14:40
최종수정 2024/11/13 19:12:16
국립정동극장 'K-컬처시리즈' 첫 번째 작품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정동극장예술단 배우들이 13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K-컬쳐시리스 '소춘대유희' 전막 시연을 하고 있다. '웃음이 만발하는 무대'라는 의미의 '소춘대유희'는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극장인 협률사에서 1902년 올렸던 첫 근대식 유료공연으로 궁중정재, 민속춤, 판소리, 탈춤, 땅재주 등 우리 연희의 다양한 요소들을 갖춘 악기무희 총체극이다. 2024.11.1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20세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전통은 객석과 무대가 끊어져 있는 극장 구조 속에 갇혔어요. '소춘대유희'에서는 두 세계의 결계를 허물어 내기 위해 관객과 호흡할 방식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안경모 연출)
국립정동극장이 예술단의 공연브랜드 'K-컬처시리즈'를 공개했다. 한국 전통과 문화를 담아낸 공연 브랜드다. 첫 작품으로 국립 연희단체로서의 지향점을 담아낸 전통 창작 공연 '소춘대유희'를 내년 1월 선보인다.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는 13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악가무희 총체극인 이 작품은 궁중무용인 정재부터 민속춤, 타악춤을 아우른다"며 "풍물과 사물, 버나, 줄타기까지 우리의 전통연희를 다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정동극장예술단 배우들이 13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K-컬쳐시리스 '소춘대유희' 전막 시연을 하고 있다. '웃음이 만발하는 무대'라는 의미의 '소춘대유희'는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극장인 협률사에서 1902년 올렸던 첫 근대식 유료공연으로 궁중정재, 민속춤, 판소리, 탈춤, 땅재주 등 우리 연희의 다양한 요소들을 갖춘 악기무희 총체극이다. 2024.11.13. pak7130@newsis.com '소춘대유희'는 '웃음이 만발하는 무대'라는 뜻이다. 1902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극장인 협률사에서 올렸던 '소춘대유희'를 모티브로 대중성을 가미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당시 고종황제 즉위 40주년을 기념하는 진연이 역병의 창궐로 취소되자 협률사에서 이를 입장료를 받고 공연했다. 각국 외교사절단을 맞이하기 위한 국제 행사로 기획된 만큼 판소리, 탈춤, 땅재주, 궁중무용 분야에서 최고 예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흥겨운 판을 펼쳤다.
정동극장의 '소춘대유희'는 공연을 준비 중이던 예술단원 앞에 100년 동안 공연장을 지키며 살아온 백년광대와 오방신(극장신)이 나타나 신명과 유희, 광대정신을 나누는 이야기를 그린다. 100년 전 최고의 무용수와 현재의 무용단원이 서로의 춤 기량을 겨루는 장면은 힙합의 배틀 장면과 흡사하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정동극장예술단 배우들이 13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K-컬쳐시리스 '소춘대유희' 전막 시연을 하고 있다. '웃음이 만발하는 무대'라는 의미의 '소춘대유희'는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극장인 협률사에서 1902년 올렸던 첫 근대식 유료공연으로 궁중정재, 민속춤, 판소리, 탈춤, 땅재주 등 우리 연희의 다양한 요소들을 갖춘 악기무희 총체극이다. 2024.11.13. pak7130@newsis.com 영화 '소리꾼'을 통해 영화배우로도 자리매김한 소리꾼 이봉근이 극단장 '순백' 역을 맡아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심청가'의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불러 심금을 울린다.
안경모 연출은 "우리의 전통은 20세기 근대를 거치면서 유산으로, 형식으로 고정화된 측면이 있다"며 "21세기에 가져와야 할 것은 그 뿌리에 있는 정신세계라고 봤다. 관객들이 우리 전통을 멋스럽고 해학이 넘치며 신명난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정동극장예술단 배우들이 13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K-컬쳐시리스 '소춘대유희' 전막 시연을 하고 있다. '웃음이 만발하는 무대'라는 의미의 '소춘대유희'는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극장인 협률사에서 1902년 올렸던 첫 근대식 유료공연으로 궁중정재, 민속춤, 판소리, 탈춤, 땅재주 등 우리 연희의 다양한 요소들을 갖춘 악기무희 총체극이다. 2024.11.13. pak7130@newsis.com 당시 일반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소춘대유희'에 대한 기록은 신문 기사로도 다수 남아있다. 정동극장은 이번 작품을 구성하면서 당시 공연에서 레퍼토리로 쓰인 작품들을 일부 옮겨오되, 병렬식 구조의 버라이어티 쇼에 그치지 않고 연희를 극 구조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자 했다.
극작을 맡은 강보람 작가는 "명창 이동백(1866~1949) 선생님의 인터뷰를 보니 활동사진이란 것이 유행하는데 판소리를 접목해 어떻게 재미있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셨더라"며 "형식을 지키고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광대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일반 관객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정동극장예술단 배우들이 13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K-컬쳐시리스 '소춘대유희' 전막 시연을 하고 있다. '웃음이 만발하는 무대'라는 의미의 '소춘대유희'는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극장인 협률사에서 1902년 올렸던 첫 근대식 유료공연으로 궁중정재, 민속춤, 판소리, 탈춤, 땅재주 등 우리 연희의 다양한 요소들을 갖춘 악기무희 총체극이다. 2024.11.13. pak7130@newsis.com 신창렬 음악감독은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 조선은 궁중음악과 민속음악, 무속음악까지 문 밖으로 나와 여러 장르가 만나는 시대였다"며 "전통음악이라고 해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현재의 음악과 계속 만나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소춘대유희'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쇼케이스를 선보인 뒤 관객의 피드백을 참고해 내년 1~2월 장기공연을 할 예정이다.
한편 정동극장은 '소춘대유희'에 이어 K-컬처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심청 Sim Cheong'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판소리 다섯 바탕으로 개발해 나가는 전통 창작 공연이다. 극장은 앞서 '춘향가'를 소재로 '춘향: 날개 뜯긴 새'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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