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스 전 에스토니아 총리 "고립은 미국에 효과 없다"
"트럼프, '단기적 평화' 만들면 더 많은 전쟁 가져올 뿐"
"EU, 방산 역량 키워야…나토와 역할 중복할 필요 없다"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에스토니아 총리 출신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후보자는 차기 미국 행정부를 향해 북한·중국·러시아·이란 협력이 확인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칼라스 후보자는 12일(현지시각) 벨기에 수도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이 중국이나 다른 행위자를 걱정한다면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러시아의 전쟁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걱정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란, 북한, 중국을 비롯해 더 은밀하게는 이들과 러시아가 어떻게 협력하는지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자국에 부합한다면서 "고립은 미국에 결코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당선자 집권으로 예상되는 종전안과 관련해 "단기적 평화를 가져오는 합의는 더 많은 전쟁을 가져올 뿐"이라고 언급했다.
동시에 "새 대통령 당선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EU는 무엇보다도 미국이 가진 계획과 관련한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EU는 엄격한 (방위 부문) 사고방식 변화가 필요하다. 러시아, 이란, 북한이 유럽·대서양 공동체 전체보다 더 많은 탄약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서방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EU는 러시아를 향한 지원이 더 높은 비용과 후과를 초래한다는 신호를 중국에 보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한 대가로 더 높은 비용에 직면해야 한다"라면서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우리 모두에게 우선순위다. 현재 전황은 매우 어렵다. 그 때문에 우리는 매일, 오늘, 내일, 그리고 필요한 만큼의 군사·재정·인도주의적 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U는 유럽의 방위 산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중복되는 역할을 기구가 수행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티머시 스나이더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를 인용해 칼라스 후보자는 "러시아가 정상적인 유럽 국가가 되려면 결정적으로 패배해야 한다. 러시아는 마지막 식민지 전쟁에서 패배한 적이 없다. 우리는 지금 그들이 패배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이스라엘 일대 상황을 긴급한 우선순위로 내다보면서 '두 국가 해법'에 지지를 표명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다음 달 1일 새 임기를 시작한다. 칼라스 후보자는 폰데어라이엔 2기 집행위원회에 외교안보 고위대표로 합류한다. 그는 EU 수석 부집행위원장직을 겸임하기 위해 유럽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변호사 출신 칼라스 후보자는 2011년 의원으로 선출된 뒤 2021년부터 에스토니아 내각을 이끌었다. EU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그는 지난 7월 사임했다.
지난 선거 결과로 유럽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극우 의원이 포진한 상태다. 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 같은 의회 환경 속에서 EU 27개 회원국 사이 외교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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