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비HBM 시장 '양극화' 심화…D램 전망 '안개 속'
'믿을 건 HBM'…D램 사업서 HBM 의존도 더 커질 듯
삼성·SK하닉, 내년 HBM 주도권 놓고 한판 승부 전망
예상보다 범용 메모리 시장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HBM 매출 의존도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메모리 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HBM에 달렸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조3845억원으로 같은 기간 메모리 업계 1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12조3000억원(파운드리 포함)에 3조원 가량 앞섰다.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은 'HBM'이 견인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최근 범용 D램 시장은 소비 회복 지연과 재고 증가, 중국산 D램 생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메모리 업계는 범용 메모리 부진을 HBM 실적으로 상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 3분기 전체 D램 매출 비중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었다.
4분기에는 40%에 이를 전망이다. 당분간 HBM과 비HBM 간 양극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10~12월) D램 고정거래가격 변동률을 당초 '보합'에서 '3~8% 하락'으로 하향조정했다. 또 내년에도 D램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만큼 범용 D램 시장의 침체가 가파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HBM이 승패를 가를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3분기(7~9월)부터 고부가 HBM3E의 양산이 본격화되며 HBM 매출이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양산 중인 HBM3E 8단과 12단의 엔비디아 공급 여부에 따라 사업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주요 고객사 퀄(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이에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의 전체 D램 매출에서 HBM 비중은 아직 20%를 밑도는 것으로 추정되나, 4분기에는 30%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HBM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사실상 최근 모건스탠리가 제기한 '메모리 겨울론' 역시 HBM 호황이 계속될 수만은 없다는 전망에서 나온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은 당분간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주요 고객사들의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 과제에 맞추어 최적화된 HBM3E 개선 제품의 양산화를 추진 중이다. 또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차세대 HBM4도 개발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이에 맞서 현재 양산 중인 HBM3E 8단과 12단에 이어 내년 상반기 16단 제품을 내놓는다. 아울러 내년에 양산하는 HBM4에서도 경쟁 우위를 지켜간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지난번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났을 떄 HBM4 공급 일정을 6개월 당겨달라고 요청했다"며 "곽노정 SK하이닉스 CEO에게 할 수 있냐고 물으니 '할 수 있다'고 해서 황 CEO에게 6개월 앞당기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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