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베트남 조선소 생산능력 늘린다…"中 경쟁 강화"

기사등록 2024/11/13 07:00:00 최종수정 2024/11/13 08:00:15

[서울=뉴시스]현대베트남조선의 전경(사진=HD현대중공업). 2024.11.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전에 없는 선박 발주가 이어지면서 조선업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HD현대그룹 조선사의 베트남 법인 생산 능력 확대 계획이 눈길을 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미포는 베트남 법인의 생산 능력을 연 12척에서 15척으로 확대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HD현대베트남조선은 수리 개조 법인에서 출발해 2000년대 후반 신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선박을 200척 넘게 수주하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권역에서 존재감을 확보했다.

베트남 법인의 생산 능력은 연 12~13척 수준이었다. 이를 생산 설비 확대와 공정 개선 등으로 15척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2년에는 700t급 골리앗 크레인을 신설하는 등 설비를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현지 생산 인력의 숙련도가 높아지면서 현장을 관리하는 한국인 직원 수도 70% 정도로 줄였다. 베트남 현지의 숙련 직원이 늘수록 인건비 감축 효과가 커질 수 있다.

또 기술력은 한국 조선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가격은 중국 조선소 수준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선가와 납기 일정 때문에 중국 조선소로 간다'는 선사에 떠오르는 대안이 되고 있다.

중국 조선소가 생산 능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만큼, HD현대베트남조선의 생산 능력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말도 들린다. 국내에는 조선 인프라 부족 등으로 추가 생산 능력을 늘리기 어려운 현실도 반영된 전략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 조선사들은 베트남 현지 조선소의 효율성 개선 등을 통해 실질적인 생산 능력 확대를 노린다.

현지 조선소를 디지털화하고, 생산 시스템을 자동화하고, 생산성을 개선하면 연간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HD현대는 오는 2030년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 구현을 목표로 지난 2022년부터 디지털 전환 기업 지멘스와 협력하고 있다. 소조로봇 시뮬레이션, 패널라인 생산 최적화, 지멘스 마린 플렛폼, 산업용 메타버스 기반 설계 등을 시도 중이다.

HD현대삼호는 현지 계류 시설을 더 확장했다. 선박 건조의 마무리 작업을 하는 공간을 확대해 공정의 병목 현상을 해결했다. 이를 통해 대형 선박 연간 건조량도 상승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이 중국 조선소로 넘어가는 물량들을 잡기 위해 베트남 조선소의 건조 능력 확대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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