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고려아연 이그니오 인수 의혹"…고려아연 "문제 없다"

기사등록 2024/11/12 17:11:46 최종수정 2024/11/12 21:56:16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최윤범 회장과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영풍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할 계획이다. MBK와 영풍은 최대한 빠르게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회 장악을 노리며 경영권 분쟁의 본격적인 2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가 입주한 건물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4.10.2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최윤범 회장 측과 분쟁 중인 영풍이 고려아연의 이그니오홀딩스(이하 이그니오) 인수와 관련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는 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12일 영풍은 정식 자료를 내고 고려아연이 지난 2022년 미국의 전자폐기물 재활용 업체 이그니오를 5800억원에 인수한 과정에서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당시 고려아연은 2022년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이그니오 지분을 매입했다.

고려아연의 첫 지분 인수 당시 밝힌 이그니오의 전년도 말 기준 자본은 110억원, 전년도 매출액은 637억원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지분 인수 때에는 이그니오의 자본이 마이너스(-) 19억원으로 바뀌었으며, 매출액도 29억원으로 줄었다.

영풍 관계자는 "불과 4개월 사이에 이그니오의 재무 상황이 완전히 다르게 바뀌었다"며 "고려아연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회사를 추정 매출의 무려 50배나 주고 샀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이그니오의 트레이딩 부문 매출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레이딩 부문 매출을 포함하면 2021년 매출액은 637억원이 맞으며, 인수가는 매출의 9배 정도로 적절했다는 것이 고려아연 측 입장이다.

최윤범 회장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이그니오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최 회장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소비국인 미국에서 전자폐기물을 수거해 중간재를 만드는 회사"라며 "동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재활용 원료를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 이그니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풍은 이그니오에 이어 고려아연이 올초 인수한 미국의 고철 트레이딩 업체 '캐터맨 메탈'과 관련된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올해 4월 미국의 자회사 페달포인트를 통해 캐터맨 지분 100%를 5500만 달러(740억원)에 사들였는데, 미국 은행에 지고 있던 2억 달러(약 2700억원)도 함께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캐터맨은 동보다는 알루미늄과 니켈 등에 특화한 회사로, 고려아연의 주력 사업인 동 사업과는 연관성이 떨어진다. 마진율도 0.22%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성이 낮은 기업이다.

영풍 관계자는 "이그니오와 캐터맨 모두 인수 과정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지금이라도 이그니오 실사보고서 등 자료를 공개하고, 인수 의사결정 과정도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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