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3시 '기증 감사의 날' 행사 개최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수정)은 11일 오후 3시 '기증 감사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이는 올해 총 1만9469점 공예 자료를 기증한 기증자 26명을 위한 행사다. 대규모 컬렉션 기증자 9명에게는 서울시장 명의 표창장을 수여하고 '기증자의 벽'에 명패를 헌정한다.
한국 도예계의 스승인 초석(艸石) 권순형(權純亨·1929~2017)의 작품 400여점과 자료 등 총 4471점이 기증됐다. 차남 권용태씨가 기증한 이 컬렉션은 평가액 59억원 상당이다. 예술·역사·생활사적 가치가 뛰어나 한국 현대 공예 발전사를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고(故) 권순형은 한국 현대 공예를 대표하는 1세대 작가로 한국 현대 도예의 성립과 발전에 기여했다. 1960년대부터 유약 실험을 통해 현대적 감각을 더한 색감의 유약을 찾고 도자기에 유약을 붓질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색이 번지고 흐르는 강렬하고 추상적인 도예 작품들을 통해 현대 도예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밖에 도자 공예 분야 기증품은 올해 공예가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에 선정된 조정현 전 이화여대 교수가 1970년대부터 연구한 옹기조사 자료와 노경조 전 국민대 교수가 고려 이후 단절됐던 '연리문(여러 가지 다른 색의 흙을 섞어서 장식) 기법'을 연구하고 실험했던 자료들, 서국진 가마 오감도 대표의 연리문 작품 시리즈 등이다.
목공예 분야에서는 김덕겸 전 숙명여대 교수가 한국 전통 목공예를 재해석해 1970~80년대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 상공미전(대한민국상공미술전람회) 등에서 수상한 주요 작품과 자료를 기증했다.
금속공예 분야에서는 김재영 전 숙명여대 교수와 오원탁 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의 대표작과 자료가 기증됐다. 섬유공예 분야에서는 최영자 전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전 수상작과 직조 작품을 기증했다.
패션디자이너 김지해는 프랑스 파리 오뜨 꾸띄르 쇼에 선보였던 한국적인 감성을 담은 드레스 11벌을 일괄 기증했다. 김지해는 세계 패션의 중심 파리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오뜨 꾸띄르(고급 맞춤복) 및 프랑스패션협회(Federation de la Haute couture et de la mode)'의 초청 디자이너로서 한국적인 모티브와 소재(모시, 노방 등)를 활용한 작품을 발표했다.
올해는 일반 시민 기증이 활발했다.
신상훈·오은송 부부는 조선시대 목가구 전통을 이으며 한국 현대 목가구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목양 박성삼(1907~1987)의 고급 가구 세트(의걸이장 3건, 삼층장 1건, 화장대 1건)를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아 관리하다 일괄 기증했다.
한광희씨는 대구에서 교사로 일하던 시어머니의 1920~30년대 고급 혼수용 가구(의걸이장, 삼층장)와 풍금을 기증했다.
정은덕씨는 일제강점기에 나전칠공예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수곡 전성규(1880년경~1940) 장인이 1937년 제16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해 입선한 '나전칠 산수문 탁자'를 기증했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110분의 기증자가 4만2890점이 넘는 자료를 아무런 조건 없이 사회 공동체를 위해 기증해주셨다"며 "앞으로도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살려 더 많은 시민들이 기증 자료를 공유할 수 있도록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다양한 연구, 전시, 교육 활동을 활발히 펼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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