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델란드 총리, 이스라엘팀 축구팬 피습사건으로 유엔기후회의 못가

기사등록 2024/11/10 07:05:39 최종수정 2024/11/10 11:09:15

딕 슈프 총리, 이스라엘 외무장관, 사법기관들과 대책 논의

7일 마카비 텔아비브팀 응원관객 피습.. 5명 입원 62명 체포

[헤이그(네덜란드)=AP/뉴시스]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왼쪽)이 7월1일 헤이그에서 퇴임하는 마크 뤼테 총리의 후임으로 지명된 딕 슈프 신임총리와 만나고 있다.  2024.11.10.
[헤이그( 네델란드)=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딕 슈프 네델란드 총리가  암스테르담 축구장에서  발생한 마카비 텔 아비브 이스라엘 축구팀의 팬들에 대한 폭력사건으로 인해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회의 참석을 취소했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슈프 총리는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24년에 네덜란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부끄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슈프 총리는 "우리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해자들을 기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선 지난 7일 네델란드 AFC 아약스와 이스라엘 축구팀 마카비 텔아비브 간 경기 후 이스라엘인들을 향한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AFC 아약스는 당일 '5 대 0'으로 마카비 텔아비브를 이겼다.

암스테르담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5명이 입원하고 62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슈프총리와 네델란드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내각 회의를 월요일인 11일에 개최하기로 했다고 총리가 X를 통해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이런 끔찍한 반유대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 날 폭력사태가 갱들과 청년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세력을 규합한 뒤 운동장의 유대인 응원단을 공격하기로 한 "히트 앤드 런"식 집단 폭력이라고 규정하고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암스테르담 검찰은 현재 용의자 4명 (2명은 미성년자)이 구금되어 있으며 다음 주 기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사건 당시 동영상 기록을 철저히 분석해서 앞으로 더 많은 가담자를 색출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네델란드 경찰을 지원하고 있는 이스라엘 경찰은 경찰과 법의학 전문가들이 암스테르담으로부터 귀국하는 9대의 여객기 축구팬들과 용의자 확인을 위한 면담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미 암스테르담에서 녹취한 현장 동영상과 170명의 목격자, 230여명의 피해자 증언은 확보했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 시장과  네델란드 법무 안보장관 다비드 반 베일도 유럽 리그에서 발생한 이스라엘 관객들에 대한 폭력에 대한 정부 수사를 촉구하도록 의회의 의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도 8일 네델란드로 날아가 경찰 수사를 돕고 있다.  10일에는 네델란드의 쇼프 총리와 카스파르 벨드캄프 외무장관을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슈프총리는 X에 올린 글에서 "네델란드 정부는 모든 수단을 다 해서 유대인 주민들이 이 나라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암스테르담 당국은 7일 밤 축구 경기장 밖에서 열리고 있는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집회를 금지시켰다.  그 대신에 대규모의 이스라엘 축구팬들이 반 아랍 구호를 외치면서 경기장 안으로 몰려들어갔다.

그 이후 스쿠터를 탄 젊은이들과 도보로 뛰어 들어간 시위대 일부가 이스라엘 팬들을 찾아내서 주먹질과 발길질을 한 뒤 눈 깜짝 할 사이에 달아났다. 

현장에 있던 수 백명의 경찰관들과 시내에 배치된 엄청난 경찰 인력도 이들을 막지 못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