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4일 전국 1282개 고등학교 등 시험장서 실시
지원자 52만…N수생 18여만명으로 21년만 최대치
의대 증원에 반수생 9만명, 현역 의대생까지 참여
변별력은 "킬러문항보다 중저난도 어렵게 냈을 것"
"중간부터 어려운 문제 내 풀이시간 길게 만들 듯"
출제본부는 수험생 체감 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할 경우 어느 때보다 큰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일명 '킬러문항'을 배제하되 풀이 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9월 모의평가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되겠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025학년도 수능을 14일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총 1282개 시험장에서 치를 예정이다.
지원자는 52만2670명으로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에도 지난해보다 1만8082명(3.6%) 늘었다. 고3 재학생이 34만777명(65.2%)이며 'N수생'으로 불리는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생 등 수험생이 18만1893명(34.8%)이다.
시험 방식은 지난해와 똑같다. 국어·수학은 공통 영역과 수험생이 택한 선택과목 1개를 푸는 방식이다. 탐구는 사회·과학·직업 계열별 과목을 최대 2개까지 택할 수 있다.
영어·한국사(필수)·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정해진 점수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 절대평가다. 영어는 100점 만점에 90점이 넘으면 1등급인 방식이다. 다른 영역은 상대평가로 수험생 수준에 따라 표준점수·백분위·등급을 매긴다.
올해 정시는 의대 모집인원이 1500여명 늘어나면서 합격 점수 하락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합격 기대 심리도 어느 때보다 높아져 지원자 규모에도 영향을 미쳤다.
수능 'N수생' 지원자 규모가 2004학년도 시험(19만8025명)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아졌고, 반수생은 9만3195명으로 추정된다. 8개월 넘게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까지 다시 입시에 뛰어들었다는 말도 나온다.
수능을 다시 치르는 수험생이 늘어나며 '적정 변별력'을 맞춰야 하는 출제본부 고민도 깊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선 두 차례의 모의평가는 '난이도 널뛰기' 논란을 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은 어렵게 나올 것"이라며 "9월 모의평가가 너무 쉬웠기 때문에 조금 더 어렵게 출제하려 하겠지만 그 범위를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국어·수학은) 만점자 표준점수가 150점대를 훌쩍 넘어갈 수 있고 영어는 1등급 4~5%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만점자 표준점수가 높아지는데, '불수능' 평가를 받은 지난해 수능(2024학년도) 만점자 표준점수가 국어 150점, 수학 148점이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출제를 하는 입장에서는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참고치로 삼을 수밖에 없는 만큼, 9월 변별력이 줄어들었던 게 영향을 줄 경우 (수능은) 예상보다 훨씬 어렵게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출제본부는 '킬러문항'을 낼 수 없다. 교육 당국은 '킬러문항'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가채점 정답률이 1~5%대에 불과했던 지난해 수능 수학 22번(수학Ⅱ 미분법)과 같은 문제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4점 문제보다 어려운 3점도 나올 수 있다고 봤다. 시험지 순서상 중간에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문제 풀이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김 소장은 "출제자가 생각하는 난이도와 수험생이 느끼는 난이도는 차이가 많다"며 "체감 난이도는 문제를 풀면서 느끼는 것이다. (갯수보다) 어려운 문항이 어디에 위치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험생 마무리 공부는 그동안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연습하고, 탐구에 집중하라는 조언이 많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탐구는 '벼락치기의 효용성'이 꽤 크다"고 했다. 김 소장도 "탐구는 한 과목에 집중하는 수험생이 많아 학습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탐구는 특히 '사탐런' 현상 탓에 정시에서도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사탐과 과탐을 혼합해서 응시하는 수험생은 5만2195명(10.3%)으로, 전년대비 3만3007명 늘었다. 반면 과학탐구 응시자는 크게 줄었다.
과학탐구 영역은 응시자 수가 적은 만큼, 상위 4%인 1등급을 얻기 위한 기회도 좁아진다는 의미다.
이 소장은 "서울대는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하지 않고, 탐구 영역의 반영 비중을 최근 늘린 대학이 많다"고 전했다. 임 대표도 "탐구 탓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해 수시에서 탈락하는 최상위권이 많아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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