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세종대로 주말 서울 도심 곳곳 집회…"윤석열·김건희 심판"[현장]

기사등록 2024/11/09 19:08:34 최종수정 2024/11/09 19:10:20

10만명 모인 서울 세종대로 1차 퇴진 총궐기대회

"폭력 경찰 물러나라"…경찰, 참가자 10명 현행범 체포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반노동정책 심판! 2024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1.0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성이영 인턴기자 =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김건희 특검하라."

9일 서울 여의도와 세종대로 등 곳곳에서 윤석열 정부와 김건희 여사 심판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3만여명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조합원이 이 같은 구호를 외치며 '단결 투쟁'이 적힌 빨간 머리띠를 두른 채 5개 차로를 점령했다.

이날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핵심 구호로 내세우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 개선' '노동기본권 쟁취' 등을 촉구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노동자의 권리를 확장하기 위해 싸워왔다"며 "윤석열 정권의 최저임금 차별 적용 시도를 막아냈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유예를 완전히 무력화했다"고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두 번이나 국회를 통과한 후 정권의 거부권에 막히고 말았다"며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고 우리가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고 쟁취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이어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단상에 올랐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에서 지난 9월 야간 집회 소음 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평화롭게 집회했으나 경찰에 의해 진압됐다"며 "윤석열 정권의 노동 탄압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산업 전환과 노동자 문제에 대해 김동명 위원장이 원하는 대로 하겠다"며 "여야가 힙을 합칠 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양경수 민주노총위원장 등이 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윤석열정권 퇴진 운동본부와 민주노총이 주최한 2024 전태일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1차 퇴진 총궐기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1.09. 20hwan@newsis.com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부터 중구 숭례문 앞에서도 시위를 하는 인파로 광장이 가득 메워졌다.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로 모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추산 참가자 10만명은 '2024 전국노동자대회·1차 퇴진 총궐기'에서 '퇴진을 넘어 사회 대전환' '참지 말고 몰아내자' 등 피켓을 들고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나라가 엉망이고 노동자 민중의 삶이 너무나도 힘들다"며 "부자감세로 구멍난 세수를 메우고자 서민의 복지를 축소하는 윤석열 정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화물노동자에게 안전운임을 빼앗고 원청교섭과 손배폭탄을 막자는 노조법을 거부하는 등 노동현장을 파괴해온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들은 총궐기 결의문을 통해 "한국사회 변곡점마다 우리 민중은 들불처럼 일어나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왔다"며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 모두가 윤석열 퇴진에 앞장 서 부패한 권력을 끌어내리자"고 주장했다.

같은 장소에서 연이어 집회를 진행한 촛불행동 측도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주장했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김건희 특검이 통과되면 계엄으로 진압하겠다는 소리로 들린다"며 "100만 촛불로 윤석열과 김건희 일당을 올해 안에 끌어내자"고 호소했다.
[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9일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시민단체가 집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 10명이 경찰에 넘겨졌다. 2024.11.09. frien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집회에 참가한 시민단체와 경찰 사이에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5분께 1차 퇴진 총궐기에서 5개 차로를 점령한 참가자들은 '폭력 경찰 물러나라'며 방패와 철제 팬스를 든 경찰을 밀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차 전면 유리 등을 손으로 치는 모습을 보였고, 9개 차로를 점령해 집회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경찰을 민 퇴진운동본부 참가자를 포함해 시민단체 참가자 10명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같은 시위에 눈살을 찌푸리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경기 김포에 사는 안성희(49)씨는 "시위를 하다 보니 차가 너무 막혀서 버스를 못 탔다"며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야할 판"이라고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한 시민도 "주말에 광화문 교보문고를 가서 조용히 책을 읽고 싶었는데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기동대 130대(약 7800명)를 투입하고 교통 경찰 220명을 배치하는 등 교통관리에 나섰다.

아울러 현행범 체포와 관련해서는 "집회현장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해산 명령에 불응하는 등 혐의로 현장 검거한 불법행위자들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엄정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frien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