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한국산 메모리에도 불똥 번지나

기사등록 2024/11/08 07:00:00

트럼프 중국 때리기, 글로벌 반도체 수요 위축 우려

고관세로 세계 교역 줄고, IT 최대 수요 中 소비 둔화

"中 구형 메모리 성장 제동" 중장기적 이익 전망도

[서울=뉴시스]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대선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그가 추진할 '고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의 '고관세 정책'은 반도체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과학법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에 의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법에 대해 "그 반도체 거래는 정말 나쁘다"며 "단 10센트도 내놓지 않아도 됐다. 내 말은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해 그들이 와서 반도체 기업을 공짜로 설립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관세 정책이 추진된다면 한국산 반도체도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만 운영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아직 생산 시설이 없다.

중국 생산 비중도 높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에서 전체 생산 낸드플래시의 40%,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다롄에서 전체 생산 D램의 40%와 낸드 20%를 만든다.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할 경우 전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고, 나아가 반도체 수요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진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IT 생산 공장이자, IT 수요 시장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중국 때리기로 이미 중국의 경기가 둔화할 경우 PC, 스마트폰 등 IT 기기는 물론 여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의 현지 판매도 감소할 수 있다. 메모리는 우리나라 수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이미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 메모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7.9%로, 12년 만에 40%를 밑돌았다. 고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대중국 반도체 수출 둔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론 한국 기업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중국 메모리 업체들은 미국의 견제로 첨단 제품 생산 길이 막히자, 구형 메모리를 중심으로 자급률을 높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는 수준에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국 제재 강화는 중국 범용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을 차단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우시법인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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