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硏, '마그논'의 미세구조 국내 처음으로 관측
마그논의 미세한 연결이 소자성능에 직접 영향
마그논(Magnon)은 자성물질 내 양자스핀이 서로 영향을 주며 생기는 파동으로 도미노 하나가 쓰러지면 나머지도 차례로 쓰러지듯 하나의 스핀에 에너지가 가해지면 다른 스핀에 물결처럼 에너지가 전달된다.
뉴로모픽 소자는 인간 뇌의 구조를 모사해 설계한 차세대 반도체다. 뉴런이 신호를 만들고 시냅스를 통해 다른 뉴런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데이터 처리장치와 저장장치가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고전 반도체와 달리 뉴로모픽 소자는 데이터 저장과 처리를 동시에 수행해 막대한 양의 정보를 적은 전력으로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급증하는 인공지능(AI)의 전력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낮출 혁신기술로 꼽히고 있다.
마그논은 뉴로모픽 소자를 구현할 유망 소재로 양자스핀 하나에 에너지를 가하면 물결치듯 다른 스핀으로 전달하는 특성을 이용해 여러 신호를 동시에 초저전력으로 보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마그논의 전체 구조 중 대역폭이 큰 일부 영역만 파악할 수 있어 고성능의 뉴로모픽 소자를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번에 KRISS 양자자기센싱그룹은 주파수 영역에서 마그논의 전체 구조를 국내 최초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VNA(전자회로나 소재의 주파수 응답 특성을 측정하는 장비)을 이용해 기존에 알려진 마그논의 주파수 영역 주변에 수많은 미세 주파수 구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미세영역에 전기신호를 보낸 후 반사·투과된 스펙트럼을 분석해 마그논의 전체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VNA 장비의 특수 기능인 주파수 오프셋 기능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기존 기가헤르츠(㎓) 영역에서만 확인이 가능하던 마그논을 메가헤르츠(㎒) 영역까지 관측하고 이해할 수 있게 돼 마그논의 주파수를 미세하게 조정하면서 더욱 정교한 뉴로모픽 소자를 설계할 수 있게 됐다.
또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마그논 관측기술은 전기적 방식으로, 특정 영역의 광자신호를 변환하는 광학적 방식보다 빠르고 간편해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IF: 14.7)'에 지난 8월 게재됐다.(논문명:Emergent coherent modes in nonlinear magnonic waveguides detected at ultrahigh frequency resolution)
KRISS 양자자기센싱그룹 안경모 초빙연구원은 "마그논은 뉴로모픽 소자 이외에도 양자스핀 큐비트, 양자 초고속 연결망, 차세대 고정밀센서를 구현할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확보한 마그논의 구조를 바탕으로 응용소자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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