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3분기 실적 컨콜…매출 4.5%↓·영업익 5%↑
카나나 내년 1분기 중 CBT…"카톡과의 카니발 우려 없다"
쇼핑·구독 사업 강화 방침 전해…김범수 거취 언급 無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카카오가 대화형 플랫폼 형태의 새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 공개 시점을 구체화했다. 연내 사내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내년 1분기 중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한다.
비슷한 메신저 형태라 카카오톡과의 카니발리제이션(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일축했다. 메타도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 등 다양한 메신저 서비스를 운영하는데도 충성 고객 풀이 더 넓어진 만큼 오히려 신규 서비스 확대에 따른 카카오 충성 고객 확대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7일 오전 카카오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나나' 앱 출시 시점 등 AI 사업 방향성을 일부 공개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22일 자사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를 열고 카나나를 대중에 공개했다. 카카오톡처럼 지인·단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생성형 챗봇 기능은 물론 기존 대화 내용을 요약해주거나 대화 내용을 근거로 일정(스케쥴)을 짜는 등 메신저 편의 기능까지 갖춘 'AI 친구(메이트)'를 두는 콘셉트다.
하지만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AI 기능을 강화하는 대신 별도 앱으로 출시한다 해 업계 일각에서 카니발리제이션 우려가 나왔다. 또 수익 모델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카카오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카나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이 나왔다. 정 대표는 내년 1분기 중으로 '카나나' CBT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수익화 방안에 대해서도 "구독형 모델을 예상한다"면서도 정식 출시 전까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카니발리제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정 대표는 "우려보다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 영역으로의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고 일축했다. 그는 "카카오톡은 이용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주요 목적인 메신저인 반면에 카나나는 AI 메이트와 인터렉션(상호작용) 도구로 대화형 플랫폼을 채택한 AI 서비스"라며 사용성이 일부 겹치더라도 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우려는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정 대표는 메타가 보유한 메신저 앱(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 DM)을 들었다. 정 대표는 "일부 사용성 중복은 있지만 메타 생태계 내에 충성 유저 풀 자체는 확장되고 있다"면서 카카오톡과 카나나도 각자 사용성 강점을 통해 "카카오 생태계 내 충성 유저 풀 자체를 확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커머스 서비스 다변화 예고…"톡서랍 등 구독 서비스도 집중해 키운다"
카카오는 이날 연결 기준 3분기 매출 1조9214억원, 영업익 13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카카오는 매출 주 요인으로 톡비즈를 들었다. 이 중 거래형 부문인 선물하기와 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액이 8% 늘어난 2151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추석 연휴에 선물 라인업을 다각화하고 럭스탭 중심으로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선물 경험을 제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거래형 부문 매출 확대를 위해 선물하기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선 현재 베타 테스트 중인 AI가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 'AI 커머스 MD'를 4분기 중 출시한다.
정 대표는 "자기 구매의 비중을 높이고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확대하는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자기 구매 확장 외에도 생계 중심 이벤트에서 나아가서 더 다양한 상황의 맥락에서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 고도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쇼핑 탭을 순차 개편하겠다고 예고했다. 정 대표는 "단기적으로 쇼핑 탭 지면을 다각화해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 추천 뿐만 아니라 비슷한 취향과 연령대를 지닌 이용자들이 트렌디한 상품을 발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참여형 커머스 콘텐츠 공간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쇼핑 탭 안에서 새 콘텐츠를 소비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행 전략에 대해서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표는 내년 이모티콘 플러스, 톡서랍 등 구독 서비스 확대에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에 따르면 이모티콘 플러스와 톡서랍 플러스를 구독하는 구독자 수는 420만명이다.
그는 "절대적인 매출 규모는 작지만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낮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라며 "이용자들의 대화 니즈에 맞게 혁신적인 기능을 출시해 새로운 채팅 경험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경영 쇄신 변화·김범수 거취 언급 없어
한편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거취, 경영 쇄신 방향 등에 대한 질문과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던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보석 석방됐다. 김 위원장의 경영 현장 복귀 시점을 놓고 업계 관심이 커진 가운데 검찰이 지난 6일 김 위원장의 보석 취소 항고장을 제출하면서 다시 구속기로에 놓였다.
정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난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주요 플랫폼 대표 간 간담회에 참석했지만 김 위원장의 보석 이후 진행될 비상경영체제 변화에 대해 말을 아꼈다. 김 위원장 보석 이후 만남 여부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도 답하지 않은 채 간담회장을 떠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