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경기 수원시에서 2명의 시민을 공격해 중상을 입힌 '거대 사슴'이 현재도 수원 일대를 돌아다닐 가능성이 있어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수원시는 산책로에 출몰해 시민을 공격한 사슴을 '유해야생동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실상 방치하고 있어 논란이다.

6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께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광교호수공원 산책로 초입에서 사슴이 시민을 공격하는 사고가 났다.

A씨는 사슴뿔에 복부 등을 받혀 공중으로 떠올랐다가 떨어지는 등 크게 다쳤다.

사슴 공격을 받고 급히 도망친 A씨는 인근을 지나던 시민 도움으로 119 구급대를 불러 응급실 치료를 받았다.

A씨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광교호수공원 인근 아파트 단지 쪽에서 거대한 사슴에게 갑자기 공격당했다"며 "병원에서 2시간가량 상처 치료를 받고 귀가했는데, 충격이 컸는지 아직도 통증이 있다"고 설명했다.

A씨를 공격한 사슴은 같은 날 오전 5시께 수원시 장안구 광교저수지에 나타나 또 다른 시민 B씨를 공격했다.

B씨는 광교저수지 산책 중 갑자기 나타난 사슴의 뿔에 양쪽 허벅지를 찔려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슴 공격 사건 이후 경찰과 소방당국은 일대를 수색했으나 사슴을 발견하지 못한 채 철수했다. 해당 사슴이 아직 수원 일대를 돌아다닐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특히 문제의 사슴은 지난달부터 광교 일대 공원에서 목격돼 온 것으로 알려져 시민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수원 지역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초 "새벽 시간 공원에서 사슴을 봤다"는 목격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처럼 야생동물이 시민을 위협할 경우 시가 나서 이를 포획하는 등 대응에 나서야 하지만, 수원시는 "사슴을 포획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슴의 위치조차 모르는 등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유해동물에 대해 포획을 허가하고 있으나 사슴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된 종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사슴은 유해야생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포획 등 조치는 불가능하다"며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소방법으로 포획할 수 있지만, 아직 기관 간 자세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누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을 판단하고 있는 단계다"며 "아직은 추후 대응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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