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재선임 방안' 강구토록 통보
FIFA 의식한 듯 "이래라저래라할 순 없어…협회가 결정할 부분"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감사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논란의 주요 관련자인 정몽규 축구협회장 등 고위층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가운데 선임 절차에서 절차적 하자를 확인한 대표팀 사령탑 선임 절차를 다시 하라고 축구협회에 통보했다.
최 감사관은 "홍명보 감독 선임은 권한 없는 자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게 추천해 이뤄진 것"이라며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다시 후보자를 추천해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방안 등 하자를 스스로 치유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 사령탑을 다시 뽑으라는 것이냐는 질의에는 "홍 감독 해임도 하나의 치유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면서도 "(문체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 그러면 국제축구연맹(FIFA)도 제3자 간섭 가능성 등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가 (감독 선임 등) 절차를 규정대로 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FIFA가 경고한 축구협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한다면서 '하자 치유'라는 애매모호한 주문을 한 것이다.
최 감사관은 "(홍명보 감독의)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 계약을 끝내라고 지시하는 것도 곤란하다. 협회가 가진 규정 내에서 합리적으로 처리하길 바란다"고 했다.
협회가 홍 감독 선임 절차를 다시 밟는다면 제도 개선 시정 등을 2개월 이내에 조치하고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대표팀 사령탑을 다시 뽑는 건 쉽지 않은 문제다.
게다가 문체부가 우려하는 것처럼 협회가 홍 감독 선임을 전면 재검토할 경우 FIFA의 제재를 받을 우려도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어워즈에 참석해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한국에서 문체부 감사 등에 잘 이해하고 있다"며 "감독 선임 논란이 있는 것에 대해 이해가 잘 안된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축구협회가 문체부의 요구대로 홍 감독 선임을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축구협회는 오늘 문체부 감사 결과에 관해 재심의 요청 등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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