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블루옐로 대표, 동영상 설명과 현장 사진 RFA에만 제시
쿠르스크에서 사망한 북한 병사 약 10명 정도 추정, 생존자 한 명은 못잡아
"벨라루스의 제103 비텝스크 공수사단이 북한군과 협력"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북한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장에 배치됐다는 소식이 연일 전해지고 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병합 이후부터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고 있는 리투아니아의 비정부기구(NGO)인 블루옐로우는 지난달 25일 발생한 교전에서 이미 북한군 사망자가 나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4일 당시 촬영된 사진을 자사 기자가 직접 확인했다며 바닥에 쌓인 시멘트와 콘크리트 파편 위에 북한 국기(인공기)가 부착된 군모를 쓴 시신 한 구가 보인다고 보도했다.
블루옐로우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지난달 25일 쿠르스크에서 벌어진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교전 중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부터 약 3개월째 점령하고 있는 곳으로 미국 정부가 북한군 8000 명이 주둔해 있다고 밝힌 곳이라고 RFA는 설명했다.
오만 대표는 3일 RFA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제공한 드론(무인기) 촬영 영상에서 북한 국기가 부착된 군모를 쓴 병사들이 다수 포착됐다”고 말했다.
오만 대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지에 공격했고, 러시아군이 오인사격으로 자국 진지를 포격했다”며 “그로 인해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일부가 사상자를 냈고, 그중 북한 병사들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군모에 북한 국기가 부착된 모습이 영상에 찍혔다며 대중에 공개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RFA측에 드론으로 촬영된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고 RFA는 전했다.
RFA는 북한 국기가 부착된 군모를 쓴 사망자의 시신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얼굴은 식별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오만 대표는 인터뷰에서 “(RFA에 공개한) 이 사진이 북한 국기가 가장 선명하게 나온 것”이라며 “이 병사는 오래된 러시아제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에서 여기저기 시체가 보이긴 하지만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진지가 포격을 당했고 처음에는 상대가 러시아군 뿐인 줄 알았지만 드론이 지나가면서 그제야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오만 대표는 사망한 북한 병사가 약 10명 정도로 추정되지만, 혼란스러운 교전 상황으로 인해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 국기가 부착된 군모를 쓴 병사 중 한 명이 생존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부상자 구호에 집중하느라 포로로 잡지는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오만 대표는 그들이 진짜 북한 군인인지 검증할 방법은 없지만 정황상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드론 영상에 포착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러시아군과 비슷한 패턴(무늬)의 군복을 입었으나 색상이 약간 달랐다며,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색상만 다른 군복을 지급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전 정보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 군인들은 몇 달 전부터 이미 전선에 투입됐으며 특히 벨라루스의 제103 비텝스크 공수사단이 북한군과 협력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군인들이 벨라루스 민스크의 군사 시설에 ‘학생’ 신분으로 배치돼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