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트럼프"…연말 랠리 기대감
해리스 승리 시 실망 매물 출회 가능성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미국 대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코인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비트코인이 2억원까지 고공행진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반면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할 경우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달 30일 1억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4월 이후 200여 일 만에 탈환이다.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있어 '비트코인 개당 1억원'은 꿈으로 불릴 만큼 상징적이다. 대장주의 유의미한 가격이 가상자산 시장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하반기 8만달러(1억1032만원)를 돌파하면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 나머지 가상자산) 강세장이 도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꿈의 가격대를 견인한 것은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시 강세를 보일 자산에 투자하는 것)' 효과다. 트럼프 트레이드 대표 수혜 자산인 비트코인은 지난달 중순 이후 트럼프 당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상승세롤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석상마다 가상자산에 대한 우호적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그가 선거유세에서 "비트코인을 미국의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해당 기조는 더욱 강화됐다.
나아가 오는 5일(현지시간) 진행되는 미국 대선 당일 트럼프가 실제로 당선된다면 비트코인은 2억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지난 3월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비트코인 1억 돌파'를 이끈 것처럼 트럼프 재선이 '비트코인 2억 돌파'의 주요 재료라는 설명이다.
비트코인이 3000만원대일 때부터 1억 돌파를 예견했던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까지 20만달러(약 2억7600만원)로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 일가가 주도하는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프로젝트가 최근 출시된 점도 2억설을 뒷받침한다. 대통령으로서 가상자산을 투자 자산으로 지지하는 수준을 넘어 규제 완화를 비롯해 업황 자체를 개선할 명분이 생겼다는 점에서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대선 시기에 맞춰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프 켄드릭 SC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는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이후 며칠 동안 10% 정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트코인 옵션 투자자들이 오는 12월 27일 만기 행사 8만달러 이상 콜옵션에 몰려있다. 해당 수준까지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가 낙선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이 경우 실망 매물 출회에 따라 하락장이 펼쳐질 수 있다. 그간 해리스는 트럼프와 달리 가상자산에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날 트럼프 승률이 하락하면서 비트코인은 1억원을 반납, 9500만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켄드릭 SC 책임자는 "해리스가 승리할 경우 비트코인은 초반에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올해 7만5000 달러 선에서 마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X를 통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가상자산 규제에 관한 의미 있는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며 "만약 해리스가 승리한다면 규제 부재로 인해 하락장이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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