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지지 선언문 발표 뒤 주가 하락에 반발
일부 소액주주, 대표 해임요구 및 액트 탈퇴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가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두고 대립 중인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 중 신동국 회장과 모녀인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의 지지를 선언하자 일부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신동국-송영숙-임주현’(3자연합)을 공개 지지한다고 1일 오전 공개지지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신 회장과의 간담회를 통해 그의 진정성을 이해했고, 소액주주들과의 이해관계가 가장 유사했다며 공개 지지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선언문이 공개되자 일부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해당 입장문이 소액주주들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준용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를 비롯한 일부 소액주주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진행돼 여러 소액주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선언문에 반발한 소액주주들은 오픈카톡방(140명, 이날 17시 기준)을 통해 이 대표의 해임을 요구하고,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탈퇴하는 등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의 소액주주는 특정 집단에 대해 지지하지 않고 한미사이언스를 건강히 운영하고 주가부양이 가능할 수 있는 건전한 경영권 경쟁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준용 대표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올해 초부터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들과 계속 소통해온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지지 선언문을 오늘 내겠다고 공지를 했었다”며 “공지했을 때는 반발이 없었는데, 오늘지지 선언문이 나간 뒤 주가가 떨어지면서 이 같은 반발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액주주연대 지지선언문 발표 이후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한때 27%까지 하락했으며, 이날 종가 기준 24.08% 하락한 상태다.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선언문을 발표하기 하루 전 이 대표의 지지선언문 공지는 있었으나, 이에 대한 찬반 여부 투표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형제 측과 3자 연합 중 3자 연합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은 언론 보도 직전 해당 카톡방에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루 전 지지선언문을 내겠다고 발표했을 당시, 직접적인 반대 입장 역시 해당 카톡방에서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내부 조율이 완벽하게 되진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일부 소액주주들이 지지선언문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1200여명이 가입된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탈퇴자도 다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달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얼마나 모아질지도 미지수다. 1200여명이 모인 소액주주 지분은 2.2% 수준이다.
한편 이준용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이날 선언문을 통해 “신 회장은 유일하게 올해 7월 1644억의 사재를 동원해 모녀의 상속세를 해결하는 행동력을 보여줬고, 거래된 가격 또한 시가보다 상당히 높은 3만7000원 수준이었다”며 “주주연대 입장에서는 신 회장이 유일하게 사재를 동원해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시장의 혼란을 잠재웠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은 주식 수만 개인주주보다 훨씬 많을 뿐이지 소액주주들과 이해관계가 가장 유사하다”며 “우리 주주연대는 주주들의 지지에 따라 약 8개월간 주주가치 수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온 만큼 소액주주들은 액트에 가입해 추후 안내되는 절차에 따라 3자연합에게 의결권을 모아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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