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아르토 외무장관 오는 31일 민스크서 국제회의 참석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헝가리가 러시아, 벨라루스, 시리아와 공동안보회의에 참석하기로 예고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로 러시아와 벨라루스와 경계심이 높아진 가운데 기구 일원인 헝가리가 이들과 안보 상황을 논의하는 것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페테르 시이아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이틀 일정으로 오는 31일 시작하는 벨라루스에서 열리는 민스크유라시아안보국제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외교장관급 인사가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비롯해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와 독립국가연합(CIS) 사무총장도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다. 이번 회의는 서방을 중심으로 한 뮌헨안보회의(MSC)에 맞대응하는 성격을 띤다.
친(親)러시아 성향을 띠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이끄는 내각에 속한 시이아르토 장관이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이 의외의 행보는 아니다.
지난 러시아 방문 당시 시이아르토 장관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이 주최한 포럼에 참석해 "좋든 싫든 헝가리의 안전하고 저렴한 가스 공급은 러시아와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긴밀한 관계 유지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벨라루스와 관계도 관리하고 있다. 시이아르토 장관은 2020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야당 탄압을 시작한 뒤로 3년 만에 벨라루스를 방문한 최초의 EU 회원국 고위 관료다.
다만 나토 회원국 일원이자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인 헝가리가 서방과 노골적으로 배치되는 노선에서 줄타기하는 것이 추후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헝가리가 보이는 전략적 모호성이 기구 결속력을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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