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소액주주 만나는 '키맨'…"분쟁 끝내려면 도움 필요"

기사등록 2024/10/30 16:35:17 최종수정 2024/10/30 21:18:16

한미그룹 소액주주 서면질의에 각 답변

신동국 "분쟁 빨리끝내고 새 비전 실현"

형제 "외부 투자 유지해야 오버행 해결"

신동국-소액주주연대 오늘 간담회 개최

[서울=뉴시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한 가운데로 들어선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빨리 이 분쟁 상황을 안정시키고 서둘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소액주주의 지지를 독려했다.

분쟁의 반대 편에 있는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은 준비 중인 "한미그룹의 밸류업 및 중장기 경영 계획 방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부여해달라"고 강조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신동국 회장(송영숙·임주현 의견 포함), 형제 측은 소액주주연대가 보낸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각각 이같이 밝혔다.

소액주주연대는 내달 28일 열릴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모녀 측과 형제 측에 각 서면질의를 보냈다.

답변서에서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빠르게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의 주가를 한 번 보라"며 "이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데 한미는 엄중한 시기에 분쟁을 1년이나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쟁 상황을 빠르게 종식시켜야 한다"며 "그래야 한미 비전을 새롭게 다시 그릴 수 있다. 이번 임시 주총을 기점으로 오랜 분쟁이 종식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소액주주의 힘이 필요하다. 한미약품은 혁신적인 신약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주주는 이사회에서 한미를 지원하고 전문경영인이 이끌어 나가는 구조를 하루 속히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은 지배구조가 재편되는 과도기적 상황이나 빠른 시일 내 전문경영인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 환원 계획에 대해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일원으로 진입하게 된다면 단·중·장기로 이뤄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해 공식 발표될 수 있도록 이사진의 의중을 모으겠다"며 "내년 정기 주총에선 소액주주 위한 안건 상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답했다.

신 회장은 자신이 한미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할 거란 의혹에 대해선 부정하되, 형제 측의 외부 투자 유치 시도에 대해선 비판했다.

그는 "지금 형제가 추진하는 투자는 외형상 투자일 뿐 결국 과도한 자신들의 부채를 탕감하기 위한 목적이 전제돼 있다고 누구라도 의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모처에서 소액주주연대 운영진들과 간담회를 열고 소액주주의 질의에 답한다. 내달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선 ▲이사회 인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건 ▲신동국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2인의 이사 선임 건 ▲자본준비금 감액 건 등이 의안으로 상정됐다.

반면 형제 측은 외부 투자자 유치가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 해결 및 한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최적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답변서에서 형제 측은 "한미 그룹의 중장기 전략 공시와 더불어 임시 주총 전에 주주환원 정책을 담은 '밸류업 전략'도 같이 공시하고 발표할 예정"이라며 "외부 투자자 유치는 오버행 해결과 한미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최적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주주 일가는 7000~80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및 주식담보대출 채무가 남아있다"며 "오버행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부 가족 구성원이 아닌 가족 전체의 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투자구조가 수반돼야 한다. 일부 부채를 일시에 갚으면서 오버행 이슈를 해결하고 동시에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 제약 관련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에 대해선 양측 모두 동의했으나 실현 방식의 구상은 달랐다. 형제 측은 "특정 대주주와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중립적인 전문경영인을 선임하고자 한다"며 "지주사의 역할에 맞춰 임종훈 대표가 직접 책임 경영을 이끌고, 계열사에는 해당 계열사를 온전히 이끌어 갈 수 있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약품의 경우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 및 비유기적 성장(인수합병 등)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성 가진 핵심 인재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해 한미그룹 전체의 기업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계획에 대해선 "이번 임시 주총 안건 중 하나로 자본준비금 감액이 상정됐다"며 "이번 안건은 주식발행초과금 중 1000억원을 감액해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함으로써 상법상 배당 가능 이익을 증가시키는 방안이다. 개인 주주들은 비과세 혜택을 통해 배담금의 100%를 수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외에도 외부 투자유치 등 자금조달 유연성을 도모해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될 수 있는 기타 안건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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