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그림이란 도대체 무엇인지"…30년간 손으로 그린 '울트라 마린'

기사등록 2024/10/29 18:24:35 최종수정 2024/10/29 18:30:09

리안갤러리서 첫 개인전 12월31일까지

리안갤러리, 김춘수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회화란 무엇인가.’

30여년간 청색의 결에 천착하고 있는 화가 김춘수(64)가 '지주중류(砥柱中流·중심을 잡는 마음)를 내보였다.

29일 서울 리안갤러리에서 연 첫 번째 개인전은 '울트라 마린' 시리즈의 신작을 선보인다.  전시장을 압도하는 200호의 대형 작품 6점 등 신작 20점을 내건 이번 전시는 김춘수 작가가 평생 과업으로 매달리고 있는 '푸른색의 맑은 에너지'를 발산한다.

“한국미란 회화의 진실을 통해 자신을 찾듯, 푸르디 푸른 자연의 본질을 좇는 깨달음의 여정이다.”(화가 김춘수)
‘청靑·淸-빛’은 붓이 아닌 손가락·손바닥으로 탄생했다. 획의 속도와 질감을 내는 화면은 ‘은은한 마티에르(凹凸)’가 생성되어 생동하는 윤슬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연동 시킨다. "붓을 쓰다 보니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너무 드러나는 것 같아 1990년대부터 손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는 "엷게 레이어를 쌓고 기름을 많이 써서 어느 지점에 이르면 그만두는 식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ULTRA-MARINE 2421 130.3x89.4cm, oil on canvas, 2024. 사진=리안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푸른빛을 ‘몸의 회화’로 실천한 ‘2024 울트라마린’ 연작은 '회화의 평면성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한 작업이다. 김춘수는 1980년대 '창'시리즈를 시작으로 1990년대 '수상한 혀' 시리즈, 2000년대 '무제' 'Sweet Slips' '희고 푸르게' '울트라-마린' 시리즈로 이어오고 있다.

30년간 푸른색을 좇고 있는 그림은 무슨 의미일까? 손이 붓이 되어 푸른색으로 '인간의 몸짓'을 되새기며 수행 같은 화업을 잇고 있는 그는 철학자다운 면모다.  "내 그림의 정체는 울트라 마린 물감이 발라진 것일 뿐 사실 바다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그저 "그림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한번 같이 생각해보자고 유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리안갤러리, 김춘수 개인전 전시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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