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 3분기 누적 이자이익 37조 달하며 '최대 실적' 재경신
김병환 금융위원장-이복현 금감원장 잇달아 혁신과 포용금융 주문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은행권이 불어나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이자 마진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업계의 손쉬운 '이자장사' 행태를 잇달아 비판하며 혁신과 포용금융 주문 강도를 높이는 중이다.
30일 금융권과 각사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연결기준 37조6161억원에 달하는 이자이익을 올렸다. 그룹별로 보면 KB금융지주는 9조5227억원의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8조9583억원 대비 6.3%(5644억원) 늘어난 규모다. KB국민은행은 7조6486억원의 이자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7조3319억원에서 4.3%(3167억원) 증가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자이익 8조4927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8조313억원 대비 5.7%(4614억원) 늘었다. 이 기간 신한은행은 6조6045억원으로 5.6% 증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6조6150억원의 이자이익을 냈다. 이 중 우리은행은 5조6320억원의 비중을 차지했다.
하나금융지주 이자이익은 6조577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은 5조7826억원을 시현했다. 농협금융지주 이자이익은 6조4083억원으로 이 중 농협은행이 5조7706억원을 올렸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금융지주사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5대 금융그룹의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6조58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5조6559억원 대비 5.9%(9246억원) 증가한 규모다. 2022년 3분기 기록했던 기존 최대치인 15조8261억원 규모를 큰 폭으로 웃도는 사상 최고 실적이다.
금융당국에서도 계열 은행의 이자장사 의존도가 높은 금융그룹사들에 잇달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개최된 '제9회 금융의날' 기념식에서 "최근 은행 이자수익 증가에 대한 비판도 궁극적으로는 금융이 과연 충분히 혁신적인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과거의 관행이나 제도가 만드는 울타리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든 금융인들이 돌아봐야 한다"며 "금융이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다"며 "새로운 시도가 혁신의 출발이므로 이를 격려하는 문화와 제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 "은행들이 여러 노력을 해온 것은 알지만 과연 반도체나 자동차 만큼 다양한 혁신을 했기에 60조원의 이자수익을 거둔 것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원장은 당시 "올해 은행권의 이자수익이 60조원 수준에 달해서 아마도 역대 최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다 합친 것보다도 은행권 영업이익이 크다. 반도체와 자동차산업에서 다양한 혁신 노력을 하고 국제 무대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조차도 영업이익 수준이 이렇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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