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보조금 전쟁 중"…10년새 10배 늘었다

기사등록 2024/10/29 12:00:00 최종수정 2024/10/29 13:28:16

재정보조금 급증…5년간 6배↑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 증가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자국 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한 보조금 정책이 급증하고 있다. 첨단산업 경쟁과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전 세계가 보조금 경쟁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 따르면 스위스 민간 무역정책 연구기관인 GTA 데이터를 통해 세계 각국이 발표한 제조업 보조금을 분석한 결과, 2015년 584억 달러에서 2023년 5502억 달러, 2024년 9월 기준 5060억 달러로 10배 수준까지 늘었다.

코로나 전후 5년을 비교해보면 코로나 이전 5년간(2015~2019년) 5142억 달러에서 이후 5년간(2020년~2024년 9월) 1조9728억 달러로 3.8배 증가했다.

제조업 보조금을 GTA가 분류한 세부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정부대출'이 6365억 달러(25.6%)로 가장 많았고, 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재정보조금'이 5862억 달러(23.6%)로 두번째 높은 비중을 보였다.

특히 재정보조금은 코로나 이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20~2024년 9월 기준 재정보조금은 4995억 달러(25.3%)로 코로나 이전 5년에 비해 약 6배 증가했으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 주요국들은 재정보조금을 크게 늘리는 추세다. 미국 재정보조금은 코로나 이전인 2015~2019년에는 28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으나 코로나 이후인 2020~2024년 1048억 달러로 37배 증가했다. 2022년에 발표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CHIPS) 영향이 컸다.

유럽연합(EU)도 코로나 전후 5년 기간 동안 168억 달러에서 828억 달러로 재정보조금 규모가 늘었다. 코로나 이전 재정보조금 규모가 적었던 일본(4억→665억), 독일(5억→584억), 프랑스(0억→349억) 등도 코로나 이후에 재정보조금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간접 금융지원 방식의 지원이 제조업 보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한국의 지난 10년간 상위 5개 제조업 보조금 유형을 보면, '무역금융'이 775억 달러로 1위를 기록했고, '정부대출' 556억 달러, '대출보증' 131억 달러, '수출지원' 98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대한상의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 재정보조금이 급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직접보조금 지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0년간 발표된 재정보조금 정책을 수혜산업별로 분석한 결과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분야를 대상으로 한 재정보조금 규모가 코로나 이전 5년 대비 코로나 이후에는 적게는 2배, 많게는 13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분야는 재정보조금이 2015~2019년 197억 달러에서 2020~2024년 9월 1332억 달러로 6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399억 달러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이어 일본(308억), 중국(171억), EU(133억), 인도(106억) 등이 뒤를 이었다.

바이오 분야 재정보조금은 코로나 이전 5년간 73억 달러에서 코로나 이후 944억 달러로 13배 가량 급증했다. 이차전지 분야는 2020년부터 2024년 9월까지 총 523억 달러의 보조금이 책정됐으며, 디스플레이 분야도 2020년 이후 총 397억 달러의 재정보조금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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