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영풍 측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상대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고, 14명의 신규 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영풍 측이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통해 최윤범 회장을 경영에서 배제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불가' 입장을 내세울 방침으로 이를 둘러싼 양측의 법정 다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 측은 고려아연 이사회에 신규 이사 선임 건과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건을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이날 발송했다.

영풍 측은 특정 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와 2대 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요 주주들의 입장이 이사회 의사 결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재구성한다는 입장이다.

◆영풍 측 신규 이사 14명 선임 추진
영풍 측은 사외이사 1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2명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권광석(전 우리은행장) ▲김명준(전 서울지방국세청장) ▲김수진(변호사, 전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김용진(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전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김재섭(DN솔루션즈 부회장, 상근고문) ▲변현철(변호사,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손호상(포스코 석좌교수, 금속공학) ▲윤석헌(전 금융감독원 원장) ▲이득홍(변호사,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정창화(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천준범(변호사,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홍익태(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 본부장, 해양경찰청장 직급)을 추천했다.

기타비상무이사에는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내 이사는 13명으로, 이 중 영풍 측 인사는 기타비상무이사인 장형진 영풍 고문이 유일하다. 영풍 측이 임시 주총을 열고 14명의 이사를 신규 선임하면 영풍 측 이사는 15명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고려아연 이사회의 과반을 영풍 측이 선임한 이사들이 차지할 수 있다.
 
◆집행임원제도 통해 최윤범 회장 배제
영풍 측은 집행임원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영풍 측은 "경영에 관한 의사 결정, 결정된 사항의 집행, 집행에 대한 감독 권한이 모두 이사회에 집중돼 있는 현재의 고려아연 지배구조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거버넌스 체제를 확립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풍 측은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면 이사회는 모든 주주들을 대표해 회사의 중요사항 결정과 집행임원에 대한 감독권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대표집행임원(CEO)이나 재무집행임원(CFO), 기술집행임원(CTO) 등 집행임원은 실질적인 집행 기능을 담당해 업무 집행의 효율성 강화가 가능하다.

반면 고려아연 이사회는 영풍 측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거부할 방침이다.

상법상 주총 소집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고려아연 이사회 내 최윤범 회장 측 이사들이 임시 주총 개최를 반대하면 영풍 측은 주총을 열지 못하는 구조다. 이 경우 영풍 측은 법원에 임시 주총 허가 신청을 낼 것으로 보여 양측이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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