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탄 타타 명예회장 별세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지난 9일 지병으로 별세한 인도 타타 그룹 명예회장 라탄 타타가 반려견에게 유산의 대부분을 물려줬다.
27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타타 회장의 유언장 내용을 보도하며 그의 유산 9100만 파운드(약 1631억)의 상당부분이 반려견인 저먼 셰퍼드 '티토'에게 상속됐다고 전했다.
인도 현지 매체들은 라탄 회장의 유언장을 통해 약 1000억원 가량의 재산을 반려견인 티토에게 남긴 것으로 추정했다.
타타 회장은 그의 반려견, 집사 겸 총괄 비서, 요리사에게 유산의 상당 부분을 상속하고 그의 형제들은 재산의 일부만 상속받게 된다.
그는 유언장에 티토에게 무제한적 보살핌을 제공하는 것이 유산 상속의 조건임을 명시했고 집사와 요리사가 현재 티토를 돌보고 있는 까닭에 상당한 유산이 그 둘에게 상속됐다.
매체는 인도에서 애완동물이나 하인에게 거액의 유산을 상속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으며 부는 대체로 가족 안에서 유지된다고 전했다.
타타 회장의 절친한 친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타타 회장)를 잘 아는 사람은 이 유산 상속이 놀랄만한 일이 아닐 것"이라며 "이 유언장은 부의 표시가 아니라 애완동물과 두 명의 가까운 보좌관이 그에게 준 기쁨과 보살핌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말했다.
라탄 타타 회장은 타타 그룹 창업자 잠셋지 타타의 증손자로 태어나 미국 코넬대를 졸업 후 돌아와 경영에 참여하여 고급 차 브랜드 재규어와 랜드로버 등 글로벌 대기업 회사들의 인수를 성공시키고 타타를 인도를 넘어선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했다.
타타 그룹은 자동차 산업을 비롯해 금융·항공·호텔·미디어 등 부문에 100여 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고 전체 직원 수는 75만 명에 이른다.
재벌 집안에서 태어나 대기업 회장을 지내면서도 검소하고 소박한 생활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진 타타 회장은 인도에서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항상 꼽히곤 했다. 결혼하지 않고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으며 2012년 은퇴하면서 회장직을 집안 사람이 아닌 사람에게 물려줬다.
한편, 그의 사망 소식과 유언 내용이 전해지자, 추모가 이어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라탄 타타는 비전을 가진 사업가이자 자상한 영혼 그리고 뛰어난 인간이었다. 그의 죽음이 고통스럽다"고 적었다.
선다 피차이 구글 CEO는 "라탄 타타는 인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큰 관심이 있었다. 그는 탁월한 사업과 자선 활동으로 유산을 남겼으며 인도에서 현대적 비즈니스 리더십을 개발하고 멘토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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