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홍진호 "클래식 음악 불편해도 이 공연은 친절"

기사등록 2024/10/28 14:17:02

도도새 작가 김선우와 협업 무대 구성

오는 11월17일 LG시그니처홀서 공연

[서울=뉴시스] 첼리스트 홍진호가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사진=크레디아 제공) 2024.10.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음악이 들리지 않는 순간에도 공연장에 들어오고 나갈 때, 숲에 들어오고 나갈 때의 기분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지난 2022년 '모던첼로' 2년 만에 앨범 '첼로의 숲' 발매 후 단독 콘서트를 여는 첼리스트 홍진호(39)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상당히 많은 분이 클래식 음악이 연주되는 공연장에 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 어느 정도 불편함이 있다"며 "클래식 음악이 갖는 특성이자 고유한 매력이지만 김선우 작가와 만들어 낸 친절한 공연"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에 발매된 앨범 '첼로의 숲'에는 홍진호가 일기장 기억에서 출발해 완성된 자작곡이 담겼다. 홍진호는 공연에서 관객들이 연주 내용을 쉽게 이해하도록 도도새 작가 김선우와 손을 잡고 무대를 구성했다.

홍진호는 "이번 공연에서 내 이야기가 담긴 음악을 연주하기에 이해가 충분한 상태지만, 관객들은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연주만 접하면 이해가 힘들 것 같았다"며 "도도새가 관객들에게 친절한 존재, 음악의 내용을 알리는 데 도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공연 포스터 디자인과 영상 작화를 맡은 김선우는 이날 간담회에서 "(협업이) 걱정이 되긴 했지만 '첼로의 숲' 곡 자체가 자신의 꿈이 있는 숲을 향해 나아갔다 꿈을 찾고 돌아오는 내용"이라며 "도도새도 날기를 포기해서 멸종됐는데 '다시 힘을 찾아 떠나고 가능성을 찾았으면 좋겠다'라는 지점이 플루트와 어울린다고 생각해 만들어 나가는 데 무리가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도도새 작가 김선우가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사진=크레디아 제공) 2024.10.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홍진호는 공연 시간 외에도  공연에 친절함을 더했다.

홍진호는 "무대 감독에게 공연장에 들어섬과 동시에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숲에서 나는 자연의 소리를 미리 틀어달라고 요청했다"며 "김선우 작님도 입장과 퇴장을 적절한 그림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홍진호는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과 같이 작업했다.

홍진호는 "코로나 시기, 온라인 콘서트에서 첼로만으로 콘텐츠를 보여드리면 지루할 수 있기에 다른 악기와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는 이미지를 상상했었다"며 "이희문 선생님과 처음 미팅하며 첼로가 다른 분야랑 만나면 다르게 표현할 수 있겠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희문 선생님 댁에 준비 없이 악기만 가지고 갔는데 아리랑을 부를 테니 클래식 음악 아무거나 입혀보라고 했었다"며 "선생님이 편곡도 없이 본인의 아리랑 불렀는데 짜릿하고 소름 돋는 경험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 협업을 시작으로 카운터테너와 기타리스트 등과 다양하게 작업해 온 홍진호는 앞으로 같이 하고 싶은 장르로 무용을 꼽았다.

그는 "배움에 대한 기쁨으로 첼로가 굉장히 다른 어떤 악기들보다도 무용 요소가 많다"며 "바흐의 첼로 음악 6곡도 무용하는 분들과 작업하기에 기회가 되면 내 첼로 소리와 무용하는 분들 동선이 함께 만나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홍진호 단독 콘서트 '첼로의 숲'은 내달 17일 LG시그니처홀에서 공연한다.
[서울=뉴시스] 첼리스트 홍진호가 28일 열린 간담회에서 연주하고 있다.(사진=크레디아 제공) 2024.10.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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