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결산]②동행명령장 발부 27건, 지난 4년간 합한 것보다 2배…고발·윤리위 제소·막말로 얼룩져

기사등록 2024/10/27 06:00:00 최종수정 2024/10/27 06:36:16

야, 증인 단독 채택에 동행명령장 발부 남발·불출석 고발

여, 국감장 밖에서 '여론전'…윤리위 제소·고발 조치 대응

막말·욕설·고성으로 파행 빈번…위원장 권한 남용 논란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국회 국정감사가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체위, 농해수위 등 국정감사 열린 가운데 복도에서 피감기관 공무원들이 국감 대비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4.10.2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신재현 최영서 기자 =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사실상 막을 내린 가운데 여야는 국감 기간 내내 형사 고발, 윤리위원회 제소에 열을 올리는 등 '정쟁 국감' 단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공방이 격화한 일부 상임위원회는 국감 도중 터져나온 욕설과 막말로 파행을 빚기도 해 정책에 집중해야 할 국감이 정쟁으로 얼룩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7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14개 상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불출석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고발 조치가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개입',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김건희 여사 의혹을 국감 최우선 목표로 내걸면서 각 상임위들이 야당 주도로 김 여사,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 등 관련 인사들을 증인으로 무더기 채택한 데 따른 결과다.

주요 증인들이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야당은 3주에 걸쳐 불출석 증인에 대한 27건(동일 인물 중복 발부 포함)의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지난 21대 국감에서 동행명령장 발부가 2023년 3건, 2022년 8건, 2021년 2건, 2020년 1건으로 최소한으로만 이뤄졌는데 22대 국회 첫 국감에서 발부된 동행명령장이 4년간의 수치를 더한 것보다 많은 것이다.

지난 21일 법사위 대검찰청 국감에서는 김 여사와 최은순씨에 대한 동행명령이 의결되면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부인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이후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대통령실을 찾기도 했다.

동행명령 집행이 불발되자 야당은 불출석, 위증 사례를 모두 처벌하겠다며 국회 증언·감정법에 따른 고발을 추진했거나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야당은 각 상임위에서 10여건의 고발 조치를 의결했는데 김 여사 국감 불출석 등에 대해서는 상설특검으로 처벌해야 할 사안이라고 벼르고 있다. 원내 관계자는 "각 상임위원회별로 고발할 대상을 추려 실제 고발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법제처, 감사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헌법재판소, 대법원, 대검찰청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김건희 여사 자리가 비어있다. 2024.10.25. xconfind@newsis.com


야당의 공세에 여당은 국정감사장 밖 여론전에 힘썼다. 모든 상임위에서 수적 열세에 있는 만큼, 국감장에서 야당의 공세에 대응할 실질적인 방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국정감사 기간 민주당 의원들의 막말 논란과 상임위 일방 진행에 항의해 총 3명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지난 14일 국민의힘은 양문석·장경태 의원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징계요구안을 제출했다. 양 의원이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가유산청 국정감사 중 지난해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간담회에 국악인들의 가야금 연주가 이뤄진 것을 '기생'이라고 표현한 것을 문제 삼았다. 장 의원은 지난 11일 헌법재판소를 대상으로 한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김영철 검사의 아랫도리를 비호하는 것도 참 한심한데, 나쁜 손버릇을 가진 여사를 비호하는 것도 한심하다"고 한 발언을 문제삼았다.

국감장 내 막말과 고성이 오가며 파행을 빚기도 했다. 민주당 상임위원장 의사진행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나오면서 '편파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24일 과방위에서는 김우영 민주당 의원의 '인마',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의 'xx' 등 비속어 사용으로 수차례 파행을 빚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선 상임위 편파 진행을 이유로 윤리위 제소뿐 아니라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는 등 법적 조치까지 시사했다. 최 위원장이 과방위 국감장에서 자신을 향해 '갑질'이라고 지적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권을 박탈했다는 것이 이유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 25일 논평을 통해 "국정감사 NGO 모니터링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발언 시간이 전체 감사 시간의 20%를 차지했다고 한다"며 "상임위원장의 권한을 남용한 명백한 '위원장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국감장에 출석한 기업인의 태도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정인섭 한화오션 대외협력실장(사장)은 지난 15일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장에서 뉴진스 멤버 하니와 웃으며 셀카를 찍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당시 정 사장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올해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으로 출석한 것이라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중대재해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직장 내 따돌림'을 증언하러 나온 '뉴진스'의 하니와 셀카를 찍고 있다. 2024.10.15.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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