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홍라희·이부진·이서현 등 일가 한자리
한화 김승연·세 아들, 2년 연속 조화 보내
전날 추모음악회도 개최…이건희 생전 발언 눈길
휴대폰 개발, 2000년에 일찌감치 예견하기도
이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오너 일가는 이날 오전 선영에 모여 이 선대회장을 추모했다.
이 회장은 오전 10시30분 검은색 세단을 타고 가족 중 가장 먼저 묘소에 등장했다. 이어 홍 전 관장 등 다른 가족들도 오전 11시 전후로 검은색 세단을 타고 속속 현장에 도착했다.
흰 코트를 입고 선영을 찾은 홍 관장은 장녀 이부진 사장과 팔짱을 끼고 묘소 주변을 거닐며 남편을 회상했다. 이 회장은 묵묵히 주변에 함께 하며 고인을 기렸다.
올해는 가족 이외 외부 인사는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2년 이 선대회장 2주기 때 직접 참석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세 아들인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조화만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앞서 삼성그룹 현직 사장단은 오너 일가보다 1시간 정도 이른 시각인 오전 10시 전후로 선영을 찾았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부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부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사장단 50여명은 검은색 승합차 6대를 이용해 다같이 선영에 도착했다.
이들은 5명씩 함께 헌화와 분향을 했고, 20여분 정도 고인을 기리다 함께 자리를 떴다. 이 회장은 추모 후 경기 용인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사장단과 함께 오찬을 했다.
이 회장은 매년 추도식에 참석한 뒤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 해왔다. 최근 삼성전자 위기론이 대두되는 상황 속 이 회장이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이 사장단에게 별도의 경영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삼성은 전날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이 선대회장을 추모하기 위한 음악회도 열었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진행한 음악회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홍 전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 오너 일가가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이 음악회에는 삼성 사장단 및 임직원, 인근 주민, 협력회사 대표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음악회에는 삼성생명 우수설계사 50여명과 주요 계열사 신임 임원 50여명이 초청됐고, 이 회장은 이들과 한 명씩 사진을 찍으며 덕담을 전했다.
공연장 로비에는 이 선대회장의 생전 사진과 생전 경영 활동을 하며 당부했던 메시지 등이 전시된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특히 1993년 후쿠오카 6차 특강 당시 이 선대회장이 말했던 "앞으로는 자동차가 그냥 움직이면 자동차가 아니다. 비행기 안에 레이더 붙듯이 지도가 붙는다. 모르는 길도 다 찾아간다. 비행기 안에 콕핏이라고 이거 비슷하게 된다"는 일화가 소개됐다.
이어 1995년 이 선대회장이 발언한 "휴대폰 개발에 신경을 써라. 반드시 한 명당 한 대의 무선 단말기는 가지는 시대가 온다" 같은 사례도 소개됐다.
특히 2000년 이 선대회장이 "미래 사회에는 손톱 크기의 반도체에 지구상 모든 정보를 담아 휴대가 가능해지고 인간의 두뇌에 버금가는 인공지능이 개발될 것이다"는 생생한 예언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음악회에는 지난해에 이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무대에 올랐다. 조성진 피아니스트는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젊은 거장'으로, 국제 무대에서 한국 음악계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 김봄소리 바이올리니스트, 홍소유 피아니스트 등이 공연을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 선대회장은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6년 5개월간 투병하다가 2020년 10월25일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1987년 부친인 고 이병철 창업회장 별세 이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랐다. 이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발언으로 유명한 1993년 '신경영 선언' 등 경영 혁신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육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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