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LG전자가 올 3분기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는데도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보다 3000억원이나 낮아 눈길을 끈다.

특히 LG전자의 발목을 잡은 핵심 요인으로는 '물류비'가 꼽힌다. 지난 7월 글로벌 해상운임이 연중 최대치를 찍었기 때문이다.

해상운임은 올 4분기에 다소 낮아질 조짐이지만 홍해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으로 당분간 LG전자 영업이익 개선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하반기 급등한 물류비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반기 컨테이너당 평균 해상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58% 급등해 영업이익을 끌어내렸다는 것이다.

실제 올 3분기 LG전자는 매출 22조1764억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1조원)를 크게 밑도는 7519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해상 물류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중동발 정세 불안으로 지난 7월 '3733.8'을 기록해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에 올랐다.

지난해 3분기 줄곧 1000선의 지수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물류비가 3배 이상 폭등한 것이다. SCFI가 높아질수록 수출 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더 늘어난다.

다만, 최근 들어 SCFI는 컨테이너선 공급과잉으로 2000대 초반까지 낮아졌는데 당장 LG전자의 4분기 물류비 부담 규모는 줄어들 여지가 있다.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전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지난 7월부터 SCFI가 하락해, 고운임 선사들과 운임 조정을 협의하고 있다"며 "전분기 대비 올 4분기 해상운임 인상 영향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4분기에도 물류비가 LG전자 영업이익 개선에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예멘 후티 반군으로 홍해길이 막혀 상선들이 해상 노선을 우회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데다, 선사들이 급격한 운임 하락을 막기 위해 공급 조절에 나서 평년 수준의 물류비 회복이 힘들 수 있어서다.

지난해 4분기 SCFI가 1000대 초반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2배 가까운 물류비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이 시황에 따라 탄력적인 공급 조절 전략을 펴고 있어 급격한 운임 폭락 가능성은 낮다"며 "내년에도 큰 폭의 운임 하락은 나타나진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선사들과의 운임 조정에 대해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 4분기 물류비가 일부 해소될 수 있지만 여전히 물류비 자체는 부담이 클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물류비 부담 탓에  큰 폭의 영업이익 개선은 힘들 전망"이라며 "고수익 제품에 치중하며 물류비 변동성을 낮춰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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