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파병에 北·中 관계 균열?…NYT "달갑지 않을 것"

기사등록 2024/10/24 17:24:23 최종수정 2024/10/24 20:02:16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환송했다. 또 이날 시진핑 내외를 태운 차가 숙소를 떠나 평양국제비행장에 이르는 도로에 평양시민들이 열렬히 환송했다며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2019.06.22.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견한 북한의 결정으로 수교 75주년을 맞은 북·중 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이달 초만 해도 중국과 북한은 수교 75주년을 기념하며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를 재확인했다"며 "하지만 북한의 러시아 파병 결정은 그 유대를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시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이번 북한의 러시아 파병 결정으로 중국이 난감해진 이유는 이번 파병이 중국의 '평화 추구 이미지'를 훼손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자 "미국이 신냉전을 벌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중국은 미국과 달리 평화를 추구한다는 이미지를 얻고자 했다.

그런데 북한의 이번 파병 결정으로 북한이 러시아를 대신해 서방이 지원하는 군대와 싸우는 상황이 되자 중국의 '평화 이미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NYT는 또 북한이 그동안 핵무기 프로그램 고수와 주기적인 한국 위협으로 중국을 실망시켜 온 점을 언급하며 "북한이 이번 파병으로 유럽 내 전쟁을 고조시키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러시아와 중국이 이끄는 반서방 세력과 대립하는 쪽으로 사태가 악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의 이번 파병에 대한 대가로 북·러 군사 기술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단 점도 중국 지도부가 우려하고 있는 바다.

NYT는 이에 대해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발언을 인용, "중국이 러시아를 도우려는 북한의 노력을 어떻게 억제해야 할지 모를 수도 있다. 중국이 마비와 무능 사이에 갇혀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중국은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북한의 행보는 결코 달갑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그들에게 이로울 게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북한군 파병에 대해 지금껏 중국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모든 분쟁 당사자가 긴장을 완화하고 정치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지난 23일 러시아에서 열린 브릭스(BRCIS) 정상회담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불에 기름을 붓지 말라"며 같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두고 서구 대 중국·러시아라는 대립각을 고착화하고 싶지 않아하는 중국이 파병을 껄끄러워하는 동시에 파병을 규탄하면 북한 통제에 대한 무능함을 증명하는 꼴이 돼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는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최근 미국은 중국에게 러시아 석유 구매, 무기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각종 물품 제공 등의 지원을 철회해 전쟁 종식에 힘을 보탤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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