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지극정성 간병했는데…퇴원 직후 아내 버리고 재혼

기사등록 2024/10/25 00:00:00 최종수정 2024/10/25 09:32:28
[서울=뉴시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누룰 샤즈와니는 2016년 한 남성과 결혼해 2년간의 장거리 결혼 생활을 했다.  (사진= 페이스북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교통사고로 병상에 누워 있던 남편을 6년간 지극정성으로 돌봤던 아내가 남편 회복 후 이혼 당하고 남편이 다른 여성과 재혼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누룰 샤즈와니는 2016년 한 남성과 결혼해 2년간의 장거리 결혼 생활을 했다.

그러나 남편이 자동차 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게 되면서 이후 6년간 남편을 간병해 왔다.

남편의 회복 기간 동안 샤즈와니는 남편의 곁을 지키며 비위관을 통해 그에게 음식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며, 목욕을 돕는 등 바쁜 일상을 보냈다.

그녀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던 남편은 다시 걸을 수 있게 됐다. 이후 샤즈와니는 남편을 간병할 당시를 떠올리며 "그 때는 남편이 기침을 할 때마다 무서웠다. 나는 그를 위해 매일 그의 재활 치료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샤즈와니의 사연은 그녀가 남편을 간병하는 동안 자신의 간병 경험을 공유해 온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돼 큰 관심을 끌었다. 그녀의 헌신에 감탄한 누리꾼들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달았다며 칭찬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샤즈와니가 소셜 미디어(SNS)에 올린 글에 따르면 기적적으로 사고 이후 6년 만에 퇴원한 남편은 샤즈와니에게 이혼을 통보했고, 그 직후 일주일 만에 다른 여성과 재혼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샤즈와니가 자신의 SNS에 전 남편과 재혼한 여성의 결혼 사진을 게시하며 전 남편의 새출발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남겼다는 것이다.

샤즈와니는 SNS에 "내 남편에게 축하를 보낸다. 당신이 선택한 사람과 행복하길 바란다"며 "새 신부님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를 잘 보살펴 달라. 이제 나는 그와 끝났으니, 당신이 이어 받을 차례다"고 적었다.

샤즈와니는 전 남편의 결혼을 축하하는 듯 보였지만,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전 남편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자 샤즈와니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뒤 지난 6일(현지시각) 공식적인 이혼 소식을 알렸다. 또 "전 남편과 그의 새 아내 및 가족에게 사과하고 싶다. 최근 일어난 모든 일은 내 실수였다"고 전했다.

샤즈와니는 이어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공동 양육할 계획"이라며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으니 그들(전 남편과 그와 재혼한 여성)을 너무 비판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샤즈와니의 해명에도 현지 여론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은 "아내의 헌신에 보답하지는 못할망정 배은망덕한 남편" "이혼하고 일주일 만에 재혼하는 게 사람이냐" "기저귀 갈아주면서 본인도 정 떨어진 듯" "앞으로 그녀가 삶을 씩씩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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