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협 등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 0.2~0.55%p 내려가
주담대 등 대출금리는 오름세, 고객 이익 줄고 부담 지속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대출금리는 올라가고 예·적금 금리는 내려가는 추이가 나타나고 있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은행 수익은 늘고 고객 이익은 줄어드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전날 3.71~6.11%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3.64~6.15%과 비교해 금리 하단이 0.07%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25일 대출이동시스템을 통한 신용대출 갈아타기 우대금리를 변경한다. '우리 원(WON) 갈아타기 직장인대출' 우대금리는 최대 2.0%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내린다.
최대 1.9%포인트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우리 스페셜론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 ▲우리 WON플러스 직장인대출 ▲우리 씨티대환 신용대출(갈아타기) ▲우량 협약기업 임직원대출(PPL)의 우대금리는 삭제한다.
우리은행은 전날 적립식예금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 금리를 연 2.20%에서 2.00%로 0.20%포인트 내렸다.
농협은행은 거치식 예금 금리를 0.25~0.40%포인트 인하했다. 또 적립식 예금 금리를 0.25~0.55%포인트, 청약 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를 0.25%포인트 각각 내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실제 시장금리를 수신 금리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이를 반영해 은행들은 수신금리 인하에 나섰다. 반면 대출금리는 가계대출 관리 강화 차원에서 낮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들은 한은 금리 인하에 앞서 이미 예금금리를 내린 바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주요 상품 금리는 최고 연 3.35~3.42%의 기준금리 이하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상기에도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예금금리는 내리면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초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8%를 넘어섰다. 반면 2022년 11월 5%를 돌파했던 정기예금 금리는 3%대까지 떨어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반영해 여수신 금리가 오르면 같이 오르고, 내리면 같이 내려야 하는데 인상기에도 인하기에도 엇갈리고 있다는 지적이 커진다. 은행들은 여수신 상품에 금융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시장금리가 반영되는 시간차와,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당국의 속도 조절 주문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기에도 인하기에도 유리한 부분에 맞춰 대출과 예금 이자가 엇갈리면서, 고객이 받을 이익은 줄고 부담이 계속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저축은행 수신금리도 줄줄이 내려가면서 4%대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이날 3.65%로 집계됐다. 이달 초 3.71%에서 0.06%포인트 하락했다. 최고 금리는 3.9%대 수준을 형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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