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창 이날치' 파란만장한 삶, 창극으로…'이날치傳'

기사등록 2024/10/23 10:54:53
[서울=뉴시스] 국립창극단 '이날치전'에서 이날치 역을 맡은 김수인(왼쪽)과 이광복(오른쪽). (사진=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조선 후기 8명창 중 한 명이자 날쌔게 줄을 잘 탄다고 해 '날치'라 불린 이경숙(1820~1892)의 삶을 소재로 한 창작 창극 '이날치전(傳)'이 내달 초연된다.

국립극장은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이 신작 '이날치전'을 11월14~21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고 23일 밝혔다.

양반집 머슴으로 태어나 조선 최고의 명창이 되기까지 줄광대와 고수를 거쳐 소리만을 위해 살다 간 이날치라는 인물의 이야기다. 극본을 쓴 윤석미 작가는 역사서 속 기록을 토대로 작가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이날치를 둘러싼 이야기를 새롭게 직조했다. 신분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예인으로 살아간 이날치의 삶을 다양한 일화로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정종임은 이날치의 서사를 중심으로 흥겨운 우리 소리와 다채로운 전통연희가 어우러진 창극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종임 연출가는 "줄광대와 고수, 소리꾼으로 이리저리 떠돈 이날치의 삶은 전통연희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며 "관객이 함께 즐기는 신명나는 놀이판 같은 무대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주인공인 이날치 역에 창극단을 대표하는 젊은 소리꾼 이광복과 김수인이 더블 캐스팅됐다. 이날치의 조력자이자 의형제인 '개다리' 역은 최용석이, '어릿광대' 역은 서정금이 맡아 재기발랄한 입담으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날치를 사랑한 여인 유연' 역은 신입 단원 이나경이 맡는다.

전통연희꾼들이 남사당패의 풍물놀이를 선보이고, 명창들이 소리 배틀을 펼치는 등 판소리가 가장 성행했던 조선 후기의 모습이 무대에 되살아나는 가운데 줄타기·판소리·고법·탈춤 등 우리 전통예술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눈앞에서 펼쳐지는 무대 위 줄타기 장면이 백미다.

작품에는 판소리의 주요 눈대목이 두루 녹아 있어 우리 소리의 흥과 멋을 곱씹게 한다. 작창가 윤진철은 옛 판소리의 특성이 드러나는 성음이나 발성 등 고제(古制) 요소를 가미하면서 당대 명창들의 특징이 돋보이게 소리를 구성했다. 특히, 박만순·송우룡·김세종·박유전 네 명창들이 소리 실력을 겨루는 통인청대사습놀이 장면에서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힙합의 랩 배틀처럼 소리를 역동적이고 속도감 있게 풀어내 기대를 모은다.

작곡가 손다혜는 가야금·거문고·대금·해금·피리·아쟁·모듬북 등의 국악기와 신시사이저·어쿠스틱기타 등의 서양 악기를 조화롭게 사용해 극적인 몰입도를 높인다.

19일과 20일 공연이 끝난 후에는 제작진·출연진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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