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 두고 찬반 단체 대립(종합2보)

기사등록 2024/10/22 18:29:01 최종수정 2024/10/22 20:32:16

철거 찬성 단체 "지역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 집회 개최

우천 상황에도 시민 등 400여명 모여 철거 필요성 주장

반대 단체 "동두천시 관제 집회 개입 주장, 수사요청"

[동두천=뉴시스] 철거를 주장하는 '성병관리소 철거 추진 시민공동대책위원회'가 22일 오후 3시 동두천 소요산 주차장에서 성병관리소 철거 촉구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사진=성병관리소 철거 추진 시민공동대책위원회 제공).photo@newsis.com
[동두천=뉴시스] 송주현 기자 = 경기 동두천시 옛 성병관리소에 대한 철거를 두고 철거에 찬성하는 시민단체와 주민 400여명이 철거 필요성을 주장하며 집회를 열었다.

반면 반대 주장 단체들은 '동두천시의 관제 집회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고 경찰 수사를 요청하고 나서 찬반 단체들의 대립은 계속될 전망이다.

철거를 주장하는 '성병관리소 철거 추진 시민공동대책위원회'는 22일 오후 3시 동두천 소요산 주차장에서 철거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비가 오는 날씨에도 이들 단체 회원들과 시민 400여명이 참석했다.

김용일 공동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성병관리소는 동두천시민에게 오랜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으며 더 이상 우리 지역 사회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밝혔다.

이어 "외부 단체는 동두천의 역사와 사회적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왜곡된 사실로 보존을 논하지 말라"며 철거 반대 단체 주장에 맞섰다.

이날 모인 시민들은 "대다수 시민이 반대하는 것에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외부 단체가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누구를 위한 보존인지 진정성에 의심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철거 반대 단체인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동두천시장과의 간담회를 앞둔 지난 21일 성병관리소 철거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개최하려는 대규모 집회에 동두천시의 공무원들이 집회 참석을 독려하는 등 불법적 행태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위법사실이 밝혀지면 불관용의 원칙으로 책임자들을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동두천시의 관제 집회 개입 가능성을 주장하며 경찰에 수사요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동두천=뉴시스]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김대용 공동대표가 지난 21일 '동두천시의 관제 집회 개입 가능성'을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수사요청서를 동두천경찰서에 제출하고 있다.(사진=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철거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제공).photo@newsis.com
공대위는 "이 건물이 수많은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한 현대사의 아픈 장소"라며 "역사의 현장을 보존해야 한다"고 철거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동두천시 소요산 입구에 있는 옛 성병관리소는 1973년부터 1996년까지 운영됐다. 이곳에선 ‘미군 위안부’를 상대로 성병 검사를 해 보균자 진단을 받은 해당 여성을 완치 때까지 가뒀다.

이른바 '낙검자 수용시설'로 열악한 수용환경과 여성들이 철창 안에 갇힌 원숭이 같다고 해서 '몽키 하우스'라고 불렸다.

부지면적 6766㎡에 2층짜리 건물로 지어진 시설은 방 7개에 140명을 수용할 수 있었다.

시는 소요산 관광지 사업을 추진하며 지난해 2월 이 성병관리소 건물과 부지를 매입해 철거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tia@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