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남아공의 대표부 이전 요구 거부…中 외교적 고립 노력 맞서

기사등록 2024/10/22 18:25:51

남아공, 中 요구따라 수도 프리토리아서 상업중심지 요하네스버그로 이전 요구

[프리토리아(남아공)=AP/뉴시스]2013년 12월12일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의 유니언 빌딩 위로 무지개가 떠 있다. 대만은 22일 남아공 주재 대표부를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상업중심지 요하네스버그로 옮기라는 남아공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는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최근 중국의 움직임에 맞서기 위한 것이다. 2024,10.22.

[타이베이(대만)=AP/뉴시스] 유세진 기자 = 대만은 22일 남아공 주재 대표부를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상업중심지 요하네스버그로 옮기라는 남아공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는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최근 중국의 움직임에 맞서기 위한 것이다.
 
제프 류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무실 이전이나 폐쇄 요구는 공식 외교관계 단절에 따른 상호 대표부 소재지에 대한 양국 간 1997년 합의에 위반된다"며 "이런 무리한 요구를 대만은 승낙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대만 수도 타이베이(臺北)에 연락사무소를두고 있으며 양측은 강력한 상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공식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아 이 사무소는 사실상 대사관과 영사관의 기능을 수행한다. 남아공이 중국과의 관계 수립을 위해 대만과 외교 관계를 단절했을 때 사무소 기능은 큰 타격을 받았다.

대만은 모든 주요 국가에서 이러한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중국이 도로, 철도, 그리고 다른 기반 시설을 건설함으로써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아프리카에는 단 5개국에만 사무소를 두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2017년 대만 연락사무소를 행정수도 아부자에서 상업중심지 라고스로 이전하라고 지시했고 대만은 이를 따랐었다.

류 대변인은 이날 이 같은 남아공의 요구에 대해 "대만은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공언한 린치아룽 외교부장의 하루 전 입법원 발언을 반복했. 린과 류 대변인은 "사무소는 대만 재산이며 대만이 그 위치와 지위를 결정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지난주 대만을 유엔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산하 지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공식 외교 파트너를 11개국과 바티칸으로 제한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온 중국의 요구로 대만에 연락사무소 이전을 요청했다고 확인했었다.

한편 미 테네시주 상원의원 마샤 블랙번(공화)은 X에 "미국은 남아공의 이런 행동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남아공이 대만을 괴롭히기 위해 (중국 공산당과 협력하면)결과가 있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미국은 민주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우선시하는 국가들에게 무역 혜택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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